기사검색

구독하기 2024.04.17. (수)

내국세

지하경제 124조 추정, GDP의 8%…안 낸 세금 27조

조세재정연구원, '소득세 Tax Gap 규모와 지하경제 규모 추정' 보고서

우리나라 지하경제 규모가 약 124조원에 달하며, 납세자가 기한 내 납부하지 않은 불성실 납세규모가 약 27조원이라는 추정 결과가 나왔다.

 

최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소득세 Tax Gap 규모와 지하경제 규모 추정’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탈세를 축소하기 위해 세무조사를 과학화함으로써 조사의 효과성을 제고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사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며 연구의 일환으로 ▷종합소득세의 Tax Gap 규모 추정 ▷지하경제 규모 추정 등을 분석·제시했다.

 

‘Tax Gap’이란 세법을 정확하게 적용했을 때 납부해야 할 세액인 이론적 세부담과 실제 세부담의 격차를 의미하며, 탈세와 조세회피를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세목의 Tax Gap 합계는 2011년 신고분 기준 26조8,000억원으로 추정됐으며, 이는 정확하게 신고한 경우 납부했어야 할 세액의 15.1%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세목별로 분류하면 부가가치세 11조6,527억원, 소득세 8조302억원, 법인세 5조9,260억원, 상속증여세 9,646억원, 개별소비세 2,659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비율로는 상속증여세가 26.7%로 가장 높았고, 부가세가 19.1%, 소득세 15.8%, 법인세 12.9%, 개소세 1.6% 순으로 조사됐다.

 

또한, 총 Tax Gap 중 71.6%를 과소신고 갭이 차지하고, 28.4%를 과소납부 갭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보고서는 무작위 표본에 대한 세무조사의 경우 납세자가 탈루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관이 이를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 추정한 추정치보다 더 클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계량모형 분석에서 탈루행위가 주로 수입금액 대비 과세표준 비율, 수입금액, 업종의 고유한 특성에 영향을 받는것으로 예측했지만, 표본 원자료 분석 및 계량모형의 표본 추정치 분석 결과 주요 요인 외 다른 요인들도 탈루행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규모를 추정한 연구 수행 결과도 공개됐다.

 

지하경제 규모 추정방법은 미시자료를 사용하는 방법과 거시자료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구분되고 있으며, 보고서에서는 거시적 접근법 중의 하나인 현금통화수요함수에 기초한 추정방법이 사용됐다.

 

현금통화수요함수에 기초한 지하경제 규모 추정은 지하경제의 발생원인이 세부담 회피에 있고, 지하경제에서는 모든 경제가 현금으로 거래된다는 것을 가정으로 지하경제 규모를 추정하는 것이다.

 

특히, 모형의 형태와 사용한 변수의 차이에 따라 추정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다양한 모형과 다양한 변수를 사용해 지하경제 규모를 추정하고, 추정결과를 비교해 시사점을 도출했다.

 

평균소득세율을 세부담 지표로 사용한 지하경제 규모 추정 결과, 현금통화수요함수 추정 시 사용한 종속변수의 형태에 따라 공식경제 대비 지하경제의 비율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통화 지표로 현금과 요구불예금의 합계로 정의되는 협의통화(M1)를 사용했을 때보다 2년 미만 저축성예금 및 유사한 성격의 신탁 및 예금을 포함한 광의통화(M2)를 사용했을 때 지하경제 규모가 감소했다.

 

하지만 총통화 지표와 상관없이 우리나라의 공식경제 대비 지하경제 비율은 1975년 이후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의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지하경제 비율은 각각 8.72%, 8.49%, 7.96%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5만원권에 대한 효과를 반영한 경우 최근 3년간의 GDP 대비 지하경제 비율은 10.08%, 9.88%, 9.30%로 위 수치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GDP 대비 지하경제 비율인 7.96%(9.30%)를 규모로 환산할 경우 약 124조원(145조원)에 이르는 수치이다.

 

안종석 선임연구위원은 “세부담 변수와 마찬가지로 5만원권의 발행으로 인한 추가적인 현금통화수요가 지하경제로 인해 발생하였다는 가정을 통해 지하경제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와 같은 추정 결과는 현금통화수요함수에 기초한 지하경제 추정결과가 추정방법, 변수의 선택, 변수 적용 방법 등에 따라 결과가 상당히 달라짐에 따라 이러한 연구결과만으로 우리나라 지하경제 규모를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안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총통화 대비 현금통화수요 비율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그 원인이 모형 안에서 충분히 설명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우려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