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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9. (금)

주류

첫 주류박람회 축시

술-2006 대한민국주류박람회에 부침


 

술이 술술 넘어간다
오늘 같이 좋은 날
속에서 퉁퉁 불었던 슬픔
덩어리째 나와라
고통의 깊고 얕음에 따라 새겨진 색깔
시린 눈물에 품격높인 기쁨들
예쁘게 발효되지 않았느냐
구수한 누룩향에 절로 신명나는구나
단맛 신맛 떫은맛 쓴맛마저
모두 모이지 않았느냐
몇 천년을 두고두고 곰삭혔던 서러움
오늘 여기 새떼처럼 모였으니
훠얼훨, 저기 저 지구촌 곳곳으로
날려보내야만 되지 않겠느냐
찌그러진 삶도 분별하기 힘들었던 경제도
누가 누구의 적인지 가난한 우리 북녘도
저 멀리 혼자 외로움을 씹고 있는 독도도
어서 오너라 앉아라 가득 부어라
이젠 허허허, 호탕하게 웃을 일만 남았다
술술 잘도 넘어간다
한 바가지 들이켜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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