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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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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 진로인수 지역소주업계 초비상

시장점유율 급락 마찰 불가피… 대책마련 부심


하이트맥주가 우리나라 소주시장의 56%를 차지하고 있는 진로소주를 인수하기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지역 소주업계가 초비상에 돌입했다.

특히 보해와 금복주, 무학, 대선 등 호남과 영남지방 등의 소주업계가 초비상 상태에 걸려있다.

보해측은 수도권에 연고로 성장해 온 진로소주가 하이트로 매각돼 맥주시장의 58%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유통망을 이용해 시장공략에 나설 경우 시장점유율이 급락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들 지방 소주업체들은 소주와 맥주 두 시장의 독과점 업체간의 결합으로 소주유통망과 맥주유통망이 결합할 경우 유통 장악력을 높여 전국의 소주와 맥주시장을 하이트가 모두 석권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주류업계에선 하이트가 오비맥주에 밀리고 있는 수도권 맥주시장은 수도권 소주시장의 92%를 차지하고 있는 진로의 도움을 받고, 반대로 취약한 지방 소주시장은 하이트의 영업망을 활용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대표적인 자도 소주 강세지역인 광주, 전남과 영남지역의 소주업체들은 벌써부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하이트맥주는 OB맥주가 광주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주, 전남에서 50%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진로에 20% 가까이 시장을 내주고 있는 이 지역 보해는 위기상황이라고 판단,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보해의 한 관계자는>="진로가 하이트와 패키지로 유통될 경우 그동안 지방업체들이 지켜왔던 소주시장 판도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으나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앞으로 소주시장을 놓고 속단하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우수한 품질과 서비스 등 지역 밀착마케팅을 강화해 나가는 것만이 최선의 방어책"이라고 진단했다.

영남의 금복주와 무학, 대선의 경우 진로의 '참이슬'은 점유율이 5.2%로 한 자릿수에 머물 정도로 미진하지만 맥주 '하이트'의 점유율은 80%가 넘는다. 더욱이 하이트가 영남에 기반을 둔 업체라는 점에서 이들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이트의 한 관계자는>="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한다고 해도 지방의 소주시장을 고려해 적정하고 합리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정상적인 유통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맥주와 소주 등 주류시장에서 독과점을 우려하는 예측은 잘못된 판단으로 시장의 존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 소주업계와 주류도매업계는 "전국의 막대한 조직력을 이용해 소주시장과 맥주시장을 동시에 장악하면 독과점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공정위가 인수기업 선정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의 한 관계자는>=하이트의 진로 인수문제와 관련, "하이트가 국내에서 성실하게 영업해 온 점을 감안하면, 국내 업체가 진로를 인수하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바람직하다"면서도 "그러나 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할 경우 양주, 맥주에 이어 소주시장에까지 진출하게 되고, 58%의 맥주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소주시장을 잠식해 결과적으로 시장의 편중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다른 관계자는 "하이트가 전국적인 조직망을 이용해 맥주와 소주의 유통망을 통합체제로 운영하면 지방의 중소 소주업체는 심각한 경영난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수도권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맥주시장 점유율의 우위를 보이는 하이트가 소주시장 공략에 나설 경우 도매업계로서도 제조사 편중으로 인한 불편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북부주류협회의 한 관계자는>="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하더라도 여론과 독과점 시비를 의식해서 1∼2년 정도는 지방소주시장에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진로의 영업망과 인력을 활용해 지역시장 개척과 공격에 나설 것이 확실해 이럴 경우 금복주, 대선, 보해 등의 경우 지역세가 있는 지방은 거센 마찰발생이 불가피할 전망이고, 특히 충청지역의 경우 지방 소주가 거의 없다시피 해 완전히 초토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세청 관계자는>="주류유통체계가 제조에서 도매, 소매,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고, 특히 소매점에서는 모든 술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술이 판매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과거에 진로가 지방에 진출하려고 무던히 노력했지만, 지방 소재 소비자들이 전혀 애용해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한 것과 관련, 제조사에서 위기감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뚜렷한 근거는 없고 막연한 위기감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합동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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