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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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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못차린 당청, 잇단 '설화'로 분노한 민심에 기름부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국민적 공분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사태를 수습하기는 커녕 잇단 황당 발언과 박 대통령 비호 발언으로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이 비선 최순실의 연설문 개입 사실을 시인하기 불과 나흘전인 지난 21일 국회에 출석,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뜯어고치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는 보도에 대해, "봉건시대에도 있어선 안 될 일"이라고 코웃음을 쳤다.

하지만 관련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박 대통령이 직접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 실장은 위증 논란에 직면했다. 이 실장은 이에 "제가 그것을 알았다면 어떻게 그런 얘기를 했겠느냐"고 변명했다.

이 실장은 그러나 "국민들에게 많은 아픔도 주셨지만 그에 못지않게 피해를 입고 마음 아픈 분이 대통령"이라고 박 대통령도 '피해자'라는 어록을 만들며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이 실장은 비난여론이 커지자, "그런 말씀이 많은 오해를 일으키고 부작용을 일으켰다면 제가 사과드린다"고 머리 숙였다.

이 실장은 박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정호성·이재만·안봉근)'을 놓고서도 "그 사람들이 일하는 걸 보니 뭐 어떻게 잘못돼 있는지 제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등 여전히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잠시 '자숙 모드'를 보이는가 싶던 새누리당도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이틀만에 박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있다.

친박 강경파 김진태 의원은 27일 법사위에서 "최순실씨가 사용했다고 보도된 태블릿 PC는 다른 사람 명의의 것이다. 본인은 태블릿 PC를 쓸 줄도 모른다고 한다"며 "고가의 소형 PC를 버리고 갈 이유도 없다. 남의 PC를 가지고 세상이 이렇게 시끄러운 것"이라며 최씨의 일방적 주장을 담은 언론 인터뷰를 '진실'로 받아들였다.

김 의원은 또 JTBC가 최씨의 태블릿 PC를 입수한 경위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수사할 것을 법무부 장관에게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와 관계없는 '송민순 회고록'에 따른 문재인 특검을 주장하고 나서 빈축을 샀다.

같은당 하태경 의원은 "보수 일각에서 최순실 건과 문재인 대북 결재 건을 비교하면서 서로 엮어보려는 시도가 있다"며 "이건 보수 자폭의 첩경"이라고 김 의원을 꾸짖었다.

당청의 여론 악화 발언의 '백미'는 당 대표의 '친구 연설문' 발언이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최씨의 연설문 개입 사건이 터진 25일, "제가 대정부질문 하나만 하더라도 다양하게 언론인들의 이야기도 듣고, 문학인들 이야기도 듣고, 완전 일반인들, 상인 분들의 이야기도 듣고, 또 친구 이야기도 듣고 한다"고 문제의 친구 발언을 꺼냈다. 그는 '친구 발언'으로 SNS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그의 주군인 박 대통령은 '친구 발언' 4시간 뒤, 최씨의 연설문 개입사실을 시인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 대표는 당내 비박계가 자신의 당 운영 능력을 문제 삼으며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당사에서 사태가 수습될 때까지 상주하며 사태 수습을 지휘할 것"이라고 사퇴를 거부했다. 비박계는 여전히 이 대표에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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