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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꿈틀…경기 바닥인데 물가만 뛰나

물가가 심상찮다. 소비자물가지수가 3개월 연속 1%대 상승율을 기록했다.

1%대 상승이 높다고 볼 순 없지만, 경기가 급랭하는 가운데 물가만 오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소비자물가는 점차 오를 전망이다. 일각에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속 물가상승)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이유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했다. 지난 9월(1.2%)과 10월(1.3%)에 이어 세 달 연속 1%대를 유지하고 있다.

여름 폭염으로 신선채소의 작황이 부진해 농축수산물(7.9%)이 상승한 탓도 있지만 정부는 석유류 하락폭 축소(-5.7%→-2.8%)도 하나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두바이유 가격은 올 들어 계속해서 상승하는 추세다. 1분기 1배럴 당 30.1달러였던 두바이유는 2분기 43.2달러, 3분기 43.2달러, 10~11월 46.5달러까지 오르며 50달러 수준에 근접했다.

이 같은 국제유가 상승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로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OPEC 회원국들은 지난달 30일 하루 원유 생산량을 3250만 배럴로 12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증권가는 8년 만의 감산 소식에 국제유가가 50대 중반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유가가 오르면서 소비자물가의 공급측 하방압력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물가 고착화에 대한 우려도 한 풀 꺾일 전망이다.

문제는 작금의 물가상승이 경기가 나아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4% 떨어져 2개월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0.3%에 그쳐 글로벌 금융위기기 한창이던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기가 바닥인 가운데, 그 동안 저유가로 인해 에너지 비용과 교통비 등을 줄일 수 있었던 가계의 지갑 사정은 더 팍팍해지게 됐다.

지금도 체감물가를 설명하기 위해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은 142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 생활물가지수는 1.1% 상승하며 2014년 7월(1.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지출목적별로 볼 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하락한 항목은 유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교통(-0.2%)이 유일하다. 품목성질별로는 석유류(-2.8%)와 전기·수도·가스(-6.4%) 뿐이다. 유가가 상승하면 체감물가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유수영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에 상방요인으로 작용하긴 하겠지만 이달 전기요금을 내리면 가계의 부담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농산물 가격도 안정되면 국제유가 상승분을 어느 정도 상쇄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달 중순까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을 마무리해 전기요금을 인하(12월부터 소급 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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