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4.04.12. (금)

기타

靑, 남관표 2차장 임명…외교·안보 라인업 완성

문재인 대통령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임명한 데 이어 20일 남관표 주(駐)스웨덴 대사를 국가안보실 2차장에 앉히며 이달 말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안보 진용이 거의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

  문재인 정부 초대 외교안보 라인의 면면은 이른바 '자주파' 라인업에 가까운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전시 작전권 조기 전환 등을 언급하면서 자주적 외교를 강조해왔다. 이에 한미관계에 상당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정의용 전 주제네바 대사를 국가안보실장에 임명하고, 사흘 뒤 국가안보실 산하 1·2차장에 이상철 성신여대 교수와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 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하지만 김기정 2차장이 교수 시절의 부적절한 품행 문제 등으로 지난 5일 자진 사퇴하면서 남관표 대사가 이날 국가안보실 2차장 후임으로 임명됐다.

   정의용 안보실장은 외무고시 5회로 통상 전문가이자 정치인이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조정관 등을 지내다 제17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으며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는 청와대에서 외교안보TF단장으로 활동해 외교부 장관 하마평에 유력하게 오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정 실장 임명은 보수 정권 9년 동안 이어진 군 출신 대북 강경파 전통이 깨졌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벌이고,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 미보고 누락을 재조사시킨 상황에서 기존 정권보다 '자주파' 기류가 우세함을 시사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전 정권에서 안보실장을 역임했던 김장수(육사 27기), 김관진(육사 28기) 전 실장은 모두 육군 야전 출신으로 사드 배치, 전작권환수 무기한 연기 등 굵직한 현안이 이 시기 이뤄져 현 정부 기조와 확연히 다르다.

   이상철 1차장은 육군사관학교(38기)를 졸업, 국방부 군비검증통제단장을 지낸 예비역 준장 출신 인사다. 군 출신이지만 국방부 남북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와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대표를 지낸 경험 등 대북 회담 실무 이력이 눈에 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화를 매개로 한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일정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임명된 남관표 2차장은 외무고시 12회로 외교통상부 정책기획국장,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조정관, 주헝가리 대사를 거쳐 최근까지 주스웨덴 대사로 근무했다. 남 2차장은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 2004년 중견 외교관으로서 이례적으로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근무해 비슷한 시기 청와대 비서실에 있었던 문 대통령과 인연이 있다. 문 대통령의 외교통일 철학과 큰 궤를 같이할 수 있다고 보는 대목이다. 

   이밖에 서훈 국정원장은 참여정부 시절 2차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대북 전문가로 기존 정부의 남북관계 해법과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참여정부 때 자주외교를 강조하는 자주파로 분류돼 국방개혁을 주도한 바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경우 비외무고시 출신인데다 오랜 타지 생활로 '자주파'와 '동맹파' 중 뚜렷한 색깔을 찾기 어려운 인물이다. 이 점이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복잡다단한 국내 정치 상황에서 중심을 잘 잡아야한다는 부담이 작용할 수도 있다. 한편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아직 국회 인사청문회 전으로 실제 임명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