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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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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격 복덕방 변호사' 국민참여재판서 '무죄'

이른바 '복덕방 변호사'로 불리며 공인중개사 자격 없이 부동산 중개업을 한 혐의로 기소된 공승배(45·사법연수원 28기) 변호사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1심의 판단대로 최종 확정될 경우 변호사 업계나 공인중계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나상용)는 7일 공 변호사의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국민참여재판에는 총 7명의 배심원이 참석했다. 배심원들은 ▲공 변호사가 무등록 중개업을 했다는 혐의 ▲'부동산'과 같은 유사한 명칭을 사용했다는 혐의 ▲중개대상물을 표시·광고했다는 혐의 등에 대해 4(무죄) 대 3(유죄)으로 무죄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원칙"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공 변호사가 다른 사람에 의해 일정한 보수를 받고 중개업을 했다거나 중개업을 하기 위해 표시·광고했다는 점, 부동산 중개 등과 유사한 명칭을 사용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의 경우 배심원 평결 결과를 존중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돼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국민참여재판에서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지 않은 변호사가 공인중개업을 할 수 있는지 여부, 변호사의 정당한 법률사무로 볼 수 있는지 여부 등이 쟁점으로 다뤄졌다.

검찰은 "현행 공인중개사법은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만이 중개업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격을 취득하지 않은 변호사는 공인중개업을 할 수 없다"면서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이에 공 변호사 측은 "변호사로서 법률사무를 한 것이지, 중개업을 한 것이 아니다"라며 "공 변호사가 중개업을 했다고 보는 것은 공인중개사법을 지나치게 확장·유추 해석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공 변호사는 직접 최후진술에서 "공인중개사들은 소비자들에게 더 큰 혜택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대신에 저를 형사고발했다"고 강조했다.

배심원들에게는 "여러분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세상 사람들이 변호사의 믿음직한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받을 수 있는 새 지평이 열리느냐, 아니면 이 절호의 기회가 사라져 버리느냐 결정된다"며 "소비자에게 어떤 것이 더 혜택이 되는 길인지 잘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공인중개사법 제18조 제2항은 '개업공인중개사가 아닌 자는 공인중개사 사무소, 부동산 중개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제9조는 '중개업을 하기 위해서는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중개사무소를 개설등록해야 한다'고 돼 있다.

공 변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7월까지 공인중개사 자격 없이 '트러스트부동산'을 운영해 공인중개사 또는 유사명칭을 사용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관할 구청에 중개사무소 개설등록을 하지 않고 홈페이지에 부동산거래 관련 광고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중개·알선 업무는 변호사법이 규정한 법률 사무가 아니다"라며 공 변호사가 공인중개사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재판에 넘겼다. 그러자 공 변호사 측은 "국민의 시각으로 판단을 받고 싶다"며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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