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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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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웅 법무 사의표명…"김수남 총장 향한 강한 불만 표출"

김현웅 법무부장관이 지난 21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은 김수남 검찰총장에 대한 일종의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최순실씨 등의 국정농단 사건 수사 내용을 법무부에 일절 보고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한 강한 불만을 사의표명으로 표출했다는 것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23일 “장관이 그동안 힘들어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대검찰청에서 전혀 수사 보고를 하지 않기 때문에 국회 가서도 답변이 안 되고 청와대에도 보고할 것도 없는 상황이었다. 김 장관이 언론 보도를 보고 상황을 파악해야 하는 ‘비정상적’ 상황에 대해 힘들어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이 사의표명을 한 것은 김 총장에 대한 일종의 ‘메시지’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검찰이나 법무부 내부에서도 김 장관이 그동안 힘들어한다고 하소연하는 얘기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김 총장은 지난 10월27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본부장으로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하면서 “이 사건과 관련해 이영렬 본부장은 독립해 수사를 진행하고 검찰총장에게 수사결과만을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선 수사팀에서도 “일단 현실적으로 자잘한 것은 총장 보고없이 독자적, 자율적으로 수사하라는 지침을 줬으니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총장이 수사 관련 보고를 전혀 받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러면 자연히 김 총장을 통해 법무부와 청와대에서도 수사 내용들을 상세하게 파악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었다.

다른 검찰 고위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시작된 후 실제로 법무부와 청와대에 수사 관련 사항들을 일절 보고하지 않아 양쪽에서 불만이 상당했었다”면서 “하지만 우리로서는 청와대가 수사 대상인데 어떻게 수사 내용을 법무부에 보고해서 청와대에 들어가도록 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지난 10월29일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 당시 청와대 내에서는 "검찰이 압수수색과 관련해 청와대와 사전에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상당히 분개하고 있는 분위기라는 얘기가 흘러나온 바 있다.

청와대는 최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실장,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을 검찰이 기소할 당시 이 사건의 주범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지목한 것도 수사 결과를 듣고서야 확인했을 정도였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지금 검찰 조직의 명운이 걸렸는데 총장이 어떻게 수사 내용을 법무부와 청와대에 흘릴 수가 있겠느냐"면서 "김현웅 장관은 검찰 보고조차 받지 못하는 게 무슨 법무장관이냐고 생각했을 수 있고 그런 불만이 사의표명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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