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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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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33년9개월…'추억' 안고 떠난 김재웅 서울청장

"피하지 않았고 포기하지 않았다. 즐겼고 집중했다"

'稅大출신 최초 1급 지방국세청장', '稅大출신 최초 서울·중부지방국세청장 역임'이라는 신화를 쓴 김재웅 서울지방국세청장이 명예퇴임식과 함께 정들었던 국세청을 떠났다.

 

김재웅 서울지방국세청장은 14일 청사 2층 강당에서 명예퇴임식을 갖고 33년 9개월 동안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서울청 국·과장을 비롯해 세무서장 등 직원들과 부인, 첫째 아들이 참석한 명퇴식에서 김 서울청장은 거창한 퇴임사 대신 그간 공직생활의 '추억'과 '아쉬움' '후회'에 대해 진솔한 느낌을 털어놨다.

 

그는 "나는 격식을 싫어한다. 퇴임식을 안하면 큰 일 난다고 해서 하긴 하는데 최대한 단축시켜서 간단하게 하자고 했다. 작년에 했던 축가 이런 거 다 없애고 조용히 치르자고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퇴직한다고 생각하니 감사해야 할 분들이 굉장히 많더라"며 "제가 주변머리가 없어서 지금까지 저에게 너무 많은 걸 해 주셨는데 그동안 감사 인사를 제대로 못 드렸다. 내일 가면서 임환수 청장께 감사인사 드리려 한다. 임 국세청장께 늦게나마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묵묵히 뒷바라지하며 고생을 자처한 부인,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했는데 하고 싶을 일을 찾아 열심히 살고 있는 아들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 서울청장은 33년 9개월 동안의 '추억'을 조심스레 꺼냈다.

 

공직생활을 시작한지 2년 만에 누군가의 투서로 당시 사회정화위원회를 왔다 갔다 한 일, 몸이 아프다는 것을 누구한테 밝히면 일을 안 맡길까봐 30년 만에야 몸이 아프다고 뒤늦게야 밝힌 일, 이름도 전혀 몰랐던 근로장려세제 도입을 준비하며 스트레스로 이빨이 다 빠져 병원에 다녀야 했던 일,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 추진단장을 맡아 동료들과 수없이 눈물 흘렸던 일들을 담담하게 회상했다. 

 

그는 "그렇지만 저는 피하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았다. 일을 즐겼고 집중했다"며 "그러다보니 공직자의 길을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조금씩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직생활 동안 느꼈던 '아쉬움'과 '후회'에 대해 말을 이었다. "국세청에서 일한 33년 9개월을 후회하지 않는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가족, 친구, 지인들과 그 긴 시간동안 다른 무엇인가를 할 시간이 충분했는데 이런 저런 핑계로 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시간을 제 전유물로만 생각하고 남들과 나누지 못했다"며 "여러분들은 오늘 하루하루를 후회하지 않게 잘 고민해서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1983년 8급 특채로 공직에 입문해 남산세무서를 시작으로 국세청과 인연을 맺었다.

 

국세청 전산정보관리관·부가가치세과장·조사2과장 등 본청 주요 보직과 일선세무서 및 재정경제원 세제실에서 두루 근무해 세법에 대한 이론적 전문성과 실무경험을 겸비한 대표적 실무형 관리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탁월한 기획력과 업무추진력을 바탕으로 근로장려세제 도입 및 차세대국세행정시스템 구축 등 국세청의 핵심사업을 완벽히 수행했으며, 꾸미지 않는 소탈한 성품에 격의 없는 언행으로 동료·부하직원들과의 관계 또한 매우 두터웠다.

 

특히 국세청 전산정보관리관 재임시 차세대국세행정시스템 구축을 위해 기획에서 프로그램 개발까지 전 과정을 총괄 지휘해 성공적인 개통을 이끌었다.

 

서울·중부지방국세청장 재임시에는 유연하지만 따뜻한 리더십으로 '소관 세수 확보'라는 본연의 임무를 완수했다.

 

▷1958년생 ▷경기 고양 ▷송도고 ▷세무대 1기 ▷ 한국방송통신대 경영학 학사 ▷김해세무서장 ▷국세공무원교육원 교수과장 ▷국세청 부가가치세과장·소득지원과장·조사2과장 ▷차세대국세행정시스템 추진단장 ▷국세청 전산정보관리관 ▷국세공무원교육원장 ▷중부지방국세청장 ▷서울지방국세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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