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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박근혜 대통령 몰락, 한국 여성 지위에 타격"

“박근혜 대통령의 몰락이 한국 여성들의 지위에 타격을 주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스캔들이 여성에 대한 한국사회의 암묵적 편견을 더욱 심화시키고, 여성의 사회진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외국 언론이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의 탄생은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제한하는 유리천장을 깨트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주었지만, 되레 여성들의 권익은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세계성차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양성평등 수준은 144개국 중 116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박 대통령의 취임 전인 2012년의 경우 108위를 차지했었다”라고 전했다. 여성대통령의 등장 이후 한국 여성의 지위가 오히려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WEF의 세계성차별 보고서는 여성의 경제참여와 교육수준, 정치적 영향력 등을 조사한다. 한국은 특히 여성 각료 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녀 임금격차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년 박 대통령의 재임 기간 동안 고위직에 등용된 여성들은 몇 명 되지 않았다. 여성 취업률이 조금 개선되기는 했다. 그러나 여성 취업자의 40%는 비정규직이었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남녀 간 임금 격차는 더 벌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중 가장 열악한 수준이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박근혜-최순실 스캔들은 한국 사회에서 어른거리는 여성에 대한 편견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박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은 대기업으로부터 돈을 뜯어내고, 국정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어 “박 대통령은 지난 2014년 4월 어린 학생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 당시 미용사를 청와대로 불러 머리를 만지는 데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수 시간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행적은 그에 대한 탄핵심판 사유 중 하나로 작용했다”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박 대통령의 몰락은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한국 여성의 지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김상경 한국여성금융인네트워크 회장의 말을 인용해 “박근혜 대통령의 스캔들은 박 대통령의 개인적인 문제이다. 그러나 이번 스캔들이 여성들을 고위직에 임명하지 않으려는 빌미를 제공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여성 대통령의 탄생은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제한하는 유리천장을 깨트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주었다. 그러나 되레 여성들의 권익은 더욱 약화됐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어 한국의 여성단체들이 박근혜-최순실 스캔들이 여성의 위상에 악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박 대통령의 변호사는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 사생활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성명을 통해 “이는 여성은 약하고 특별하게 보호받아야 하거나 배려받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성차별적이고 성별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말”이라고 비난했다. 

밴더빌트 대학 정치학과의 유혜영 교수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최순실 스캔들이 여성 지도자에 대한 한국사회의 편견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015년 기준 한국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2.3%에 그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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