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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EBS, 교재 1457만부 폐기…62억 예산낭비"

한국교육방송공사(EBS)가 매년 수능교재 등을 제작하면서 수요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찍어내 수십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10~11월 EBS에 대한 기관운영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은 내용을 비롯해 총 12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고 14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EBS의 2012~2015년 학습용 교재 반품률은 10.3~12.3%를 기록했으며 이 기간 반품된 교재는 총 939만부에 달했다. 또 2012~2016년 학습용 교재의 폐기율은 11.5~15.0%에 달했고 이 기간 폐기한 교재만 해도 1457만부나 됐다. 

이는 학습용 교재를 제작할 때 학생수 감소나 교육과정 변경 등의 변수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으며 도매서점 등을 통한 판매과정에서 재고관리를 철저히 하는 노력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 확인 결과 EBS는 2015년 5월 A교재를 새로 발간한 후 2만부를 공급했지만 4628부만 판매돼 1만5372부(77%)는 폐기했다. 2014년 5778부를 공급한 B교재의 경우도 1837부만 판매돼 3941부(68%)는 폐기처분했다. 그런데도 EBS는 이듬해 B교재를 6000부나 다시 제작했다가 1672부만 팔리자 4328부(72%)를 또 다시 폐기처분했다.

또 EBS는 수능연계교재 중 하나인 C교재를 2013년과 2014년 각각 4만1455부와 3만8899부씩 공급했다가 2년 연속으로 30% 이상 반품됐는데도 2015년에 다시 4만부를 찍어내 1만5927부(40%)가 폐기처분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EBS는 2015년 1월 교육부의 결정으로 D교재 등이 수능연계교재에서 제외돼 판매량 감소가 예상됐는데도 그해 4월 39만8000부를 일시에 찍어냈다가 절반이 남는 21만6000부(54.3%)를 재고로 남기도 했다.

감사원은 학습용 교재 폐기율을 10%를 기준으로 잡을 경우 EBS가 2012년부터 5년간 최소 61억7489만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5년 기준 순이익이 46억원 규모에 불과하고 2018년 102억원 손실을 시작으로 향후 6년 이상 재정악화가 예상되는 EBS의 방만 경영도 도마에 올랐다.

EBS는 2014년 4월 인건비성 경비를 성과급 예산으로 전용해 직원 640명에게 개인별 실적평가와는 상관없이 근무일수를 기준으로 1인당 17만5000~70만원씩 총 4억2770만원을 성과급으로 부당 지급했다. 이와는 별개로 같은 해 8월 총 9억7585만원의 성과급도 줬다.

아울러 EBS는 연차휴가 외에 '자기개발연수제도'라는 이름으로 10년 이상 장기근속직원에게 10~14일의 유급휴가를 제공하면서 426명에게 자기개발연수비로 1인당 50만원씩 총 2억 1300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EBS의 자기개발연수 인원 중 상당수는 국내외 여행 등 사실상의 휴가로 이 제도를 이용하고 있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게다가 법정 연차휴가보다 자기개발연수를 우선 사용하다보니 2012~2016년까지 연차보상금이 6억4800만원 가량 추가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EBS는 상위직급 인원을 과도하게 운용해 2016년 10월 말 기준으로 최상위 직급인 부서장급 31명 중 18명이 사원으로 근무하면서 프로그램 심의를 담당하거나 카메라 촬영을 담당하고 있는 등 차장급 이상 상위직급자 315명의 49.5%(156명)가 하위직급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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