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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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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5년 한미FTA 성적표…괴담 넘어 양국 교역 '효자'로

 오는 15일이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한 지 5년이 된다. 비준 당시 국회본회의장에 최루탄과 대형 쇠망치가 등장하는 등 격렬한 반대에 부닥쳤지만 이후 양국 교역 규모 증가를 견인하는 효자 노릇을 똑똑히 하고 있다.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 도입으로 국민건강보험료가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는 관세 철폐로 인한 수입원가 절감 등으로 현실화되지 않았다. 

경제주권을 침해하는 독소조항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과 관련한 제소도 5년 동안 한 건도 없었다. 

비준 당시 괴담에 시달렸던 한미 FTA는 양국 교역 규모가 늘어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세계 교역 규모가 연평균 3.5% 감소하는 동안 대미 교역 규모는 연평균 1.7% 증가했다. 

한미 FTA 발효 이후 대미 수출은 5년간 연평균 3.4% 늘어났다. 산업별로 보면, 자동차(12.4%), 자동차 부품(4.9%), 반도체(4.2%) 등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한미 FTA에 따른 가격 경쟁력 상승으로 미국 수입 시장에서 일본, 대만 등 경쟁국보다 선전했다. 2010년 이후 미국 수입시장에서 일본, 대만 등의 점유율은 하락한 반면 우리 시장 점유율은 성장을 거듭하며 2016년에는 3.2%를 차지했다. 

한국의 대 세계 수입이 연평균 5.0% 감소한 데 비해 대미 수입은 연평균 0.6%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는 주요 수입 상대국인 아세안(-3.6%), 일본(-7.0%)의 수입 감소폭과 비교해 소폭 줄어든 것이다. 

대미 수입은 관세가 인하된 자동차(35.5%), 육류(2.1%), LPG(314.2%)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들 품목의 선전으로 미국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0.6%를 기록, 일본의 한국 시장 점유율(11.7%)과 격차를 4.5%포인트에서 1.1%포인트로 줄였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서 우려를 표명한 대미 무역수지는 2011년 116억1000만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232억5000만 달러로 늘어났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대미 무역 수지 흑자국을 거론하며 몇 달 안에 나쁜 무역협정들은 재협상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무역수지 증감폭은 2013년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2013년 35.3%에 달했던 무역수지 증가폭은 2016년에는 9.9% 감소로 돌아섰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수출 비중이 높은 승용차 수출이 해외 생산 영향으로 감소하면서 흑자가 크게 줄어든 반면 집적회로 반도체, 항공기 부품의 적자폭이 확대됐다"고 했다. 

실제 승용차에 대한 흑자 감소분은 23억9000만 달러로 전체 감소의 93.4%에 달해 전반적인 무역수지 흑자 감소를 주도했다. 

서비스 교역에서는 한미 FTA 발효 후 매년 10.8% 증가했다. 2011년에 109억 달러였던 서비스 수지 적자는 2015년 140억 달러로 늘어났다. 

분야별로는 한미 FTA에 따른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등의 영향으로 지식 재산권 사용료 지불이 크게 증가하며 적자폭이 확대됐다. 

양국 간 투자 규모도 한미 FTA 발효 이후 큰 폭으로 증가 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대미 투자액은 370억 달러로 FTA 발효 이전(2007~2011년)에 비해 60.2%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29억 달러를 투자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과 롯데케미칼이 에너지원 개발 및 석유화학 공장을 건설하고 LG전자가 테네시주에 드럼·통돌이 세탁기 생산 공장 투자에 나서는 등 그린필드형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투자 유치의 경우, FTA 발효 이후 5년 동안 202억 달러에 달하며 발효 전에 비해 112.4% 증가했다. 

정혜선 무역협회 연구원은 "한미 FTA 발효 이후 양국 모두 상대국 시장에서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해 FTA를 기반으로 호혜적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상호 투자를 늘려 양국 간 무역 확대 균형으로 나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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