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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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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취임식서 '일동 기립' 생략···첫날부터 각종 파격

문무일 검찰총장이 25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돌입했다. 문 총장은 이날 취임식에 검찰 간부 도열식을 없애는 등 임기 시작 첫날부터 파격 행보를 보였다. 

 이날 오후 5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1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문 총장 취임식은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진행됐다. 검찰 구성원과 유관 기관 관계자, 범죄 피해자 등이 사전 제작된 동영상을 통해 검찰에 바라는 의견을 먼저 제시하면 문 총장이 화답하는 방식이었다. 

 인터뷰에 응한 시민들은 검찰 조직에 대한 우려를 주로 표현했다. 한 세무공무원은 "검찰이 봐주기식으로 수사를 할 때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고, 로스쿨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사건 처리를 미루는 듯한 모습을 보면서 정치권과 결합한 것이 아닌가 하고 실망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재심 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끌어낸 박준영 변호사는 "매일 밤늦게까지 검찰청사에 불이 켜져 있다. 이렇게 열심인데 국민들이 신뢰하지 못할까"라며 "잘못을 바로잡는 것에 있어서 적극적인 노력을 해주고, 그런 노력이 또 많이 부각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문 총장은 "저부터 바뀌겠다"며 취임사를 통해 이에 답했다. 

 그는 "검찰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로 국민들은 내부비리, 정치적 중립성 미흡, 과잉수사, 반성하지 않는 자세 등을 꼽고 있다"며 투명한 검찰, 바른 검찰, 열린 검찰이라는 검찰상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수사기록 공개 범위 확대, 수사방식의 변화, 권위적 내부 문화 탈피 등을 약속했다. 

 이날 취임식에선 검찰 간부들의 도열식도 열리지 않았다. 과거엔 신임 총장이 취임하면 검찰 간부들이 행사장을 찾아와 개별적으로 악수를 하며 일종의 '신고식'을 가졌는데, 이를 없앤 것이다. 

 또 '법무부 탈검찰화' 방침에 따라 법무부 소속 간부들도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이날 행사장엔 대검과 서울·수도권 지역 일부 간부 등 90여명만이 '열린 취임식'에 참석했다. 

 이들은 총장 입장 시 자리에 앉은 채로 있어 달라는 사회자 주문에 따라 일어서지 않고 박수로 총장 취임을 환영했다. 문 총장은 각 원형 테이블을 돌며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대검 관계자는 "이날 취임식은 권위적 조직 문화를 탈피해 보자는 시도로 이해하면 된다"며 "검찰총장이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정책 비전을 직접 밝히는 형식을 취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파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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