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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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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마통' 대출 불어나자···일주일만에 '두 손' 든 카뱅

가입자 150만명을 달성하며 빠르게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는 카카오뱅크가 출범 일주일만인 3일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를 줄이고 속도조절에 나섰다. 

 폭발적 인기에 벌써부터 목에 힘들어 갔느냐는 고객들의 불만이 나오는 가하면, 애초부터 준비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연 2.85%의 금리에 최대한도 1억5000만원이라는, 은행권에선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운 마이너스통장 대출에 고객들이 몰리자 지난 2일부터 내부적으로 신용등급별 적용 한도를 낮춘 것이다. 

 이로 인해 2일 이전에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받으려고 한도조회만 해놨다가, 이튿날 실제 상품에 가입하려고 보니 하루만에 한도가 낮아져 있어 황당함을 겪는 고객들도 나타났다. 카카오뱅크 고객센터에도 관련 문의가 잇따랐다. 
 
 한 고객은 "마통 대출 신청하려 했더니 갑자기 한도가 줄어 황당했다"며 "일주일밖에 안돼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카카오뱅크는 "마이너스통장 대출만 받아놓고 실질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등급별로 매기는 내부적인 한도를 조정한 것"이라며 "상품 조건은 그대로 유지가 된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출범 초반 무리하게 대출 조건을 내걸었다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일단 한도액이 나오면 대출로 잡혀 은행에서는 그 액수만큼 충당금을 쌓아놓아야 한다.  그러나 대출의 특성상 고객들이 한도만큼 금액을 다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선 이자수익을 얻는 것보다 충당금을 더 안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때문에 시중 은행들은 통상 마이너스통장 대출에 한해서는 일반 신용대출에 비해 높은 금리를 부과하거나 더 깐깐한 심사기준을 적용한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1~3등급의 고신용자들에 대해서도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경우 연 4~5%의 금리를 매긴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는 신용대출 금리와 동일하게 최저 연 2.85%다. 

 은행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자산규모도 적은데다가 금리도 낮게 주고,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마냥 늘어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대율(예금액에 대한 대출액 비율)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고려도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카카오뱅크의 예적금액은 6530억원이고 대출액은 4970억원으로 예대율은 76% 수준이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안정적인 대출 공급이 가능한 예대율을 80% 정도로 잡고 있는데, 지금과 같은 대출 증가세가 계속될 경우 이를 훌쩍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케이뱅크가 대표적인 대출 상품인 '직장인 K'의 발급을 중단했을 당시 예대율이 90% 초반대였다. 카카오뱅크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편 출범 7일째인 이날도 카카오뱅크의 대출신청 지연 등 서비스 관리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 어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마이너스통장 대출과 신용대출 신청 항목을 조회하면 '현재 대출 신청자가 너무 많습니다. 잠시 후 다시 시도해주세요'라는 메시지만 나온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카카오뱅크에서 대출을 신청하려면 '무한 클릭해야 한다'는 비아냥  섞인 이야기도 나돌 정도다. 전화문의 등 고객상담 업무도 원활하지 않아 고객 불편은 가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측은 고객 상담을 위해 80여명의 인력을 추가 투입하고 제2고객 센터를 설치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용우·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대고객 서비스 이후 폭발적인 이용으로 원활한 이용 및 상담에 불편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안정적인 서비스 이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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