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4.04.20. (토)

기타

이주열 "아시아경제, 질적 성장으로 패러다임 전환해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아시아 경제가 점차 성숙단계에 진입하면서 생산 요소 투입 증가에 의한 외형적 성장전략을 지속하기 어려워졌다며 생산요소 투입에 의한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혁신에 의해 주도되는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한은·기재부·IMF·피터슨연구소 국제컨퍼런스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아시아 경제는 과거 50∼60년간 빠른 성장세를 지속하며 세계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며 "잉여 노동력과 후발자 이익을 바탕으로 한 제조업 중심의 수출주도 성장전략이 주효했던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당분간은 아시아 경제가 후발국을 중심으로 역동성을 보이면서 세계경제 성장의 엔진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하지만 기존의 성장전략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아시아 경제가 점차 성숙단계에 진입하면서 생산요소 투입 증가에 의한 외형적 성장전략을 지속하기 어려워졌다"며 "제조업 중심의 수출주도 성장과정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 수출과 내수 등 부문간 불균형이 심화되어 지속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일각에서는 아시아 경제의 미래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경제가 도전해야 할 세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이 총재는 먼저 "성장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며 "생산요소 투입에 의한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혁신에 의해 주도되는 질적 성장으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주요국의 생산성은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생산성 향상을 가로막는 낡은 제도와 관습을 선진화하고 혁신을 자극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유인체계를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고, 지대추구 억제와 규제 완화를 통해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활성화해 신기술과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또 "경제의 리밸런싱 도모가 필요하다"며 "수출주도 성장에서 수출과 내수간에 균형잡힌 성장으로 나가야 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수 확대를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에 기여도가 높은 중소기업과 서비스산업을 적극 육성해 성장, 고용, 내수 간의 선순환구조를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내수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해 거시경제정책이 활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재정과 통화정책의 확장적 운용이 자칫 장기화되거나 과도하게 되면 재정건전성을 저해하고 금융불균형을 누적시킬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 시계에서의 지속가능성에 유의하면서 통화・재정・거시건전성정책과 미시적 구조개혁정책을 조화롭게 운영할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마지막으로 "인구고령화 대응도 중요하다"며 "성장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경제의 리밸런싱이 이루어져도 인구고령화 대응에 실패한다면 기조적 저성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등 선발국은 이미 인구고령화의 부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여타 상당수의 국가에서도 머지않아 소위 인구 보너스 효과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시아의 경우 인구고령화 속도가 빠른 데다 고령화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응해 고령자는 물론 청년, 여성 등의 경제활동 참가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노동관련 제도를 개편하는 한편 출산율 제고를 위한 사회・교육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