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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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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구속영장 청구 어쩌나'…롯데수사팀 복잡한 속내

검찰이 20일 신동빈(61) 회장을 소환조사함에 따라 지난 6월부터 석달간 계속된 롯데그룹 비리 의혹 수사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검찰은 그룹 총수인 신 회장 사법처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지만 구속 수사 등 신병처리 수위를 놓고선 여전히 고민 중이다.

검찰이 롯데그룹 의혹의 정점에 있는 신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할지가 이제 남은 수사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검찰에 따르면 롯데수사팀은 신 회장의 횡령·배임을 의심하고 있다. 롯데그룹 사세 확장 과정에서 신 회장이 회사에 큰 손실을 끼쳤다는 것이다. 검찰은 그 규모를 20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검찰은 신 회장이 계열사 비자금 조성과 세금 부정환급에 관여했고, 급여를 부당하게 받았으며 탈세에도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결국 신 회장을 재판에 넘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검찰 기본 입장이다. 이런 상황으로 봤을 때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자연스런 수순으로 보인다.

검찰은 그러나 수사 논리만으로 신 회장 신병처리 수위를 결정하지 않겠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롯데그룹이 국가경제 미치는 영향 등 고려할 요소가 많다는 게 표면상의 이유다.

검찰 관계자는 "(신 회장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경제적인, 또는 수사 외적인 주장들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있는 단계다. 꼭 검찰의 시각만을 가지고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큰 수사는 여러가지 고려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검찰 설명은 그간 상황에 비춰봤을때 상당히 의외다. 대기업 수사 전례 등을 감안했을때 수사 초기만해도 신 회장 구속영장 청구는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졌다.

특히 지난해 '왕자의 난'으로 불렸던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폭로와 고소·고발이 이어졌고 검찰은 상당한 수준의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나선 만큼 고강도 사법처리가 예견됐다.

검찰 입장이 이처럼 신중해진 것은 말못할 내부 속사정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수사결과 발표에 앞서 미리 '득실' 계산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검찰 셈법의 기본 전제는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이다. 검찰이 청구한 신 회장 구속영장을 과연 법원이 발부해 줄지가 우선 문제인 것이다.

검찰은 본인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신 회장 측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여 영장을 기각할 경우 수사의 근본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법원의 영장 기각은 검찰이 범죄 혐의 입증에 실패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무리한 수사가 아니었냐는 비난에 직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검찰은 신 회장 구속영장 청구를 아예 포기한 상황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 수사력을 투입해 롯데그룹을 온통 아수라장으로 만든 상황에서 정작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인물에 대해 구속영장조차 청구하지 못한다면 수사 실패를 인정하는 것과 다름 없다는 점이 검찰 고민이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수사팀 입장에선 신 회장 구속영장 청구 이후 벌어질 일들을 고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원치 않는 결과가 나올 경우 발생할 후폭풍을 생각하면 영장청구에 신중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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