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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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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첫날]기업들, 긴장 속 조심스런 모습

약속 최대한 '자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이 시행된 첫 날인 28일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긴장된 분위기속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등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저녁 자리 등 무리한 상황이 야기될 수 있는 약속은 최대한 연기하거나 자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언론인들과의 접촉을 해야하는 홍보실 소속 임직원들은 법규정에 맞춰 행동을 하기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다만 기자들이나 업무 관련인사들과 점심식사는 대부분 3만원 이하에 맞춰 큰 문제없이 진행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술자리 등으로 이어져 법 규정을 훌쩍 넘길 수 있는 저녁자리 등은 가능한 한 피하고 있다. 기자실을 운영하는 일부 회사들은 기존과 달리 무료 주차를 허용하지 않는 등 변화된 풍경도 엿보인다.

삼성그룹의 경우 법 시행 첫날인큼 직원들 모두 행동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태도를 보였다. 홍보실의 경우 이날 점심시간에는 담당 직원들이 방문한 출입기자들과 함께 법정한도내에서 식사를 한 것은 물론 외부 약속이 있는 직원들도 차질없이 각자 약속을 이행하는 분위기였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으로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며 "법규에 맞춰 식사를 하고 행동하면 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법에 정해진 대로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차분한 모습인데 홍보실 직원들의 경우 출입기자들과 함께 3만원 이내에서 구내식당이나 인근 식당 등을 이용, 점심식사를 했다. 그러나 저녁 등 그외 약속들은 일단 법 시행 초기인 만큼 당분간 미뤄둔 채 자제하겠다는 자세다.

현대차는 무엇보다 자동차업계의 특성상 미디어 시승행사 등을 통한 홍보전략에 상당부분을 의지해온 만큼 오는 11월께 출시되는 그랜저의 홍보방안을 놓고서는 여전히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 밖에도 다른 대기업 역시 대부분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추이를 보겠다는 모습이다.

점심식사는 가급적 차질없이 법테두리내에서 진행하되 술자리 등 무리할 수 있는 약속은 최대한 자제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이미 상당수의 약속들을 법 시행 일자를 고려해 가졌던 만큼 당분간 저녁 약속은 없다는 사람들이 많다.

점심식사마저도 자제한 채 티타임으로 대체하는 곳도 있고 일단 골프 약속은 대부분 취소한 상태다.

법 시행 이후인 다음달 법인카드 지출내역을 봐서 관리자급 이상의 법인카드 한도를 하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기업도 있다.

주차문제의 경우 기자들의 차량 주차를 유료화한 곳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로 인해 앞으로 언론 관계 및 대응 등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고심하는 분위기는 역력하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가장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큰 저녁 약속의 경우에는 주 3회 정도에서 당분간 없거나 1회 정도로 줄인 상태"라고 전했다.

KT그룹 관계자는 "김영란법에 따라 기자들 대상의 구내식당 식권 제공은 28일부터 중단했다"며 "홍보팀은 당분간 기자들과 저녁 모임도 자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네이버 측은 "오해를 살 만한 행동과 약속을 없애는 등 미리 준비를 해왔다"면서 "각 사업부가 파트너사들로부터 '갑'의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아 행동거지를 더욱 조심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의 경우 주차장 무료 제공 방침을 거둬들이는 등 일부 바뀐 분위기가 있다"며 "저렴하면서도 대화하기 좋은 근무지 인근 식당 등을 더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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