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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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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불똥' 금융권에 번질까…은행들 '긴장'

'최순실 사태'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시중 은행들이 긴장하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외국환거래법 위반 여부 등 최씨 모녀의 금융거래 조사에 들어가면서 의혹의 중심에 놓인 KEB하나은행을 포함한 국내 시중은행들이 내부적으로 관련 사안을 검토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독일에 현지법인을 둔 국내 은행은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있으며, KDB산업은행도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혹시 최씨와 관련된 내용이 있는지 체크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씨와 관련해 혹시 거래가 있었는지, 문제가 될만한 사안은 없는지 내부적으로 이미 검토를 했고,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모았다"고 말했다.

정씨는 지난해 12월 최씨와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는 강원도 평창 땅을 담보로 KEB하나은행 압구정중앙지점에서 외화대출을 받았다. 정씨가 빌린 돈은 25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3억2000만원 규모다.

그러나 정씨가 받은 대출이 일반적인 방식이 아닌,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주로 이뤄지는 대출이라는 점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씨는 KEB하나은행 압구정중앙지점에서 LC(letter of credit·신용장)을 받은 뒤, 이를 가지고 하나은행 독일 법인에서 유로화로 대출을 받았다. 즉 압구정중앙지점에서 평창 토지를 담보로 독일법인에 지급보증을 서고, 독일 법인이 대출을 해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금융권 안팎에서는 해외 진출 기업들에 끊어주는 이 신용장을 19세 개인이 받아 해외에서 부동산을 구입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LC를 받아서 해외서 대출 받는 것은 개인도 가능한 일이긴 하다"며 "하지만 개인이 알기 힘든 방식이고, 국내 지점서 아무리 담보가 있더라도 19세 개인에게 이러한 방식의 대출을 결정한 것은 사실 의외"라고 말했다.

또 독일에서 이 대출을 처리해준 당시 KEB하나은행 독일법인장이 올 1월 국내로 복귀한 후 연이어 승진을 거듭한 것으로 드러나 최씨 일가의 입김이 KEB하나은행의 임원인사에도 작용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씨는 올 1월 핵심지점인 삼성타운지점장으로 복귀, 다음달인 2월 글로벌담당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8일 정무위원회 예산심사에서 질의를 통해 "정유라씨가 기업들이 사용하는 지급보증서를 국내 은행에서 받은 뒤 독일 법인에서 외화로 대출을 받았는데 이는 송금기록을 남기지 않으려는 편법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프랑크푸르트 법인장 이모씨가 올 1월 한국으로 오면서 임원급으로 승진했다"며 "조력자로 의심되는 이가 인사특혜를 받은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KEB하나은행은 '외화지급보증서(스탠바이신용장) 관련 일부 언론보도에 대한 KEB하나은행 입장'이라는 해명자료를 내고 "외화지급보증서는 기업, 개인 발급이 모두 가능하며 이례적인 거래가 아닌 일반적인 거래로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적극 해명에 나섰다.

외화지급보증서를 발급 받은 KEB하나은행 객은 총 6975명. 이중 개인고객은 802명으로 약 11.5%에 해당, 이례적인 경우가 아닌 일반적인 거래라는 것이다. 또 외화지급보증서는 부동산담보를 취득 후 발행한 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KEB하나은행은 "외국환거래규정에 따라 한국은행으로부터 발급받은 '보증계약신고필증'을 발급받아 적법하게 외화지급보증서를 발행했다"며 "본건과 관련하여 취급된 대출도 자금용도에 맞게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이 KEB하나은행에 대한 종합검사 기간을 연장한 것도 이번 건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KEB하나은행은 "최초 종합검사는 9월28일부터 10월26일까지 예정돼 있었다"며 "현재는 1주일 연장해 최소 인원만 남아있으며, 기존 종합검사에서 미진했던 부문에 대한 추가 검사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씨의 임원인사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KEB하나은행은 "전 독일법인장은 1962년생으로 해외근무 경력이 풍부하고 우수한 영업실적 및 뛰어난 업무 추진력 등을 감안해 적정한 임원 선임 절차를 거쳐 임원으로 선임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하나금융은 2025년까지 전체이익 중 글로벌사업 이익비중 40% 달성이라는 전략목표를 대외적으로 발표했고, 이에 따라 글로벌사업부문 강화를 위해 지난 2월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 영업 1,2본부를 신설했다"며 "또 현직임원 중에서도 해외 지점장 및 법인장으로 재직 중 임원으로 승진한 사례 다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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