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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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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달러 뛴다더니'…금값, 트럼프 승리에도 '하락세'

트럼프 쇼크’를 우려해 금을 사들인 투자자들이 이번에는 이 귀금속을 다시 팔아치우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함께 가자’는 트럼프 당선인의 수락 연설이 시장의 불안감을 상당부분 거둬낸 데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계획이 성장률 상승의 기대감을 높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 시세가 지난 11일 현재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온스당 1224.30달러(약 143만원)로 미국 대통령 선거 당일인 지난 8일에 비해 3.3%가량 하락했다고 밝혔다. 금값은 이날 장중 한때 8.5% 하락하는 등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점차 낙폭을 줄였다.

금값은 올들어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 어김없이 상승해왔다. 그의 선거 승리로 중국과 무역전쟁이 촉발되고, 전 세계 교역 또한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중 북미자유무역협정(NATFA), 한미자유무역협정 등에 적대적 입장을 피력해왔다. 정책의 구체성도 떨어져 시장의 혼선을 부채질해왔다.

금값이 '트럼프 쇼크'에도 불구하고 다시 하락한 데는 트럼프의 선거 승리 후 첫 수락 연설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연설문은 사회통합에 초점을 맞췄으며, 학교. 도로를 비롯한 사회간접자본 시설 투자를 약속했다. 투자자들은 이에 따라 트럼프의 경제성장 계획을 다시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WSJ은 설명했다.

물론 일부 투자자들은 여전히 금값 상승을 향한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할 정책이 여전히 모호한데다, 자금 조달 계획도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또 법인세 감세를 비롯한 세금 감면과 재정 지출 증가는 물가 상승을 부추겨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금의 가치를 높일 것으로 이들은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집권으로 미·중 충돌 등 패권국가간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이러한 분석의 또 다른 근거로 제시됐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시장조사기관 홀가튼(Hallgarten & Co)의 광산부문 전략가인 크리스토퍼 에클스톤은 “현재는 조용하지만, 트럼프가 무엇을 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이러한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금값은 그동안 세계 경제가 출렁일 때 급등해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다음해인 지난 2009년 23.4% 올랐고, 이어 2010년에도 27.1% 상승했다. 또 2011년 10.1%, 2012년 7%각각 올랐다. 일본 아베 신조 내각과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지난 2013년 이후 3년 연속 하락한 금값은 올 상반기 다시 25% 급등했다.

한편, 씨티그룹은 앞서 지난 9월 트럼프 후보가 승리하면 4분기 금값이 온스당 1425달러(약 159만원 )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클린턴 후보가 대선에서 이기면 금값이 온스당 1320달러 수준으로 떨어지지만, 트럼프 후보가 승리하면 이보다 100달러 이상 뛸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일각에서는 금값이 온스당 1500달러(약 175만원) 수준으로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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