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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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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압박에 은행들 금리 올려 수익 보전

대출자 한숨 커진다

지난해 말부터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고정금리형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가계부채 구조가 더 취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은행들은 금리 인상기를 맞아 대출규모는 많이 늘리지 않되 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수익성을 보전하고 있는 모양새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5년 금융채)는 변동금리(6개월 코픽스)보다 0.3%포인트에서 0.6%포인트 높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변동금리로 돈을 빌리는 가계도 늘고 있다. 지난해 8월만 해도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의 고정금리 비중은 55.8%에 달했지만 매달 줄어 올해 1월에는 38.6%로 떨어졌다. 

변동금리로 돈을 빌리는 대출자가 늘게 되면 대출금리 상승세가 빨라질 경우 차주의 부담은 점점 커지게 된다.

금리 차이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시권에 들어온 지난해 4분기부터 벌어졌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지난해 9월 2.84%에서 11월 3.10%로 0.26%포인트 상승한 반면 고정금리는 2.87%에서 3.33%로 0.46%포인트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상승 폭이 변동금리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은 최근 시장금리 하락에도 대출금리는 내리지 않았다. 경제 불확실성을 빌미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은행 집계 결과 지난 1월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연 3.51%로 전월대비 0.07%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가계대출 금리는 3.29%에서 3.39%로 0.1%포인트나 뛰었다.

국고채 3년물(-0.05%포인트), 양도성예금증서(CD) 3개월물(-0.04%포인트) 등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내려갔는데도 대출금리는 오히려 높아진 것이다.

최영엽 금융통계팀 부국장은 "시장금리가 떨어지면 조달비용이 줄어 대출금리도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은행들이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주담대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가산금리를 올린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된다. 기준금리는 금융채와 코픽스(COPIX, 자금조달비용지수)에 연동되기 때문에 은행들의 재량권이 거의 없지만 가산금리는 은행이 자율적으로 산정해 운신의 폭이 넓은 편이다.

가산금리는 업무원가와 목표이익률, 위험 프리미엄, 본점·영업점장 전결사항인 '가감조정금리'(감면금리) 등으로 구성되는데 은행들은 구체적인 산정체계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은행들은 경기가 좋지 않고 불확실성이 높을 때 부실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대출금리를 올리는 경향이 있다"며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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