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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소득 제자리…기업 돈 벌어도 임금 안 올려

기업의 영업이익이 가계소득으로 원활히 환류하지 않으면서 기업들은 부(富)를 늘리고 가계소득 증가율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국회예산정책처는 '가계소득 및 지출의 특징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2016년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계의 월평균 소득 증가세가 둔화되고 물가상승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월평균 명목소득증가율은 0.6%로 전년(1.6%)에 비해 1%포인트 둔화됐고 실질소득증가율은 -0.4%에 그쳤다. 

이는 기업의 영업이익이 가계 임금소득, 배당소득, 투자소득 등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기업저축률만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근로소득은 월평균 294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1.0% 증가해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2010~2012년 근로소득증가율은 6.3%에 달했지만 2013~2016년엔 2.3%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같은 기간 사업소득증가율도 4.6%에서 0.1%로 크게 감소했다. 

소득이 적다보니 가계가 쓰는 돈도 줄었다. 지난해 월평균 소비지출증가율은 -0.5%로 전년(0.5%)에 비해 1%포인트 둔화됐고 물가상승률을 공제한 실질소비지출증가율은 -1.5%로 전년(-0.2%)에 이어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황종률 경제분석관은 "외환위기 이후 가계저축률은 급속히 하락한 반면 기업저축률은 가파르게 증가했다"며 "특히 금융위기 이후에는 기업소득증가율이 둔화되는데도 불구하고 기업저축률은 오히려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국민총소득(GNI)에서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하고 기업소득의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2001년 가계소득은 GNI의의 66.5%를 차지했지만 2015년 62.0%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기업은 18.8%에서 24.6%로 올랐다. 

2013년 기준 가계소득이 GNI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3.8%로 일본(74.4%), 미국(79.8%), 영국(78.4%), 프랑스(79.1%), 독일(75.3%)에 비해 현저히 낮다. 반대로 기업소득 비중은 21.3%로 프랑스(9.4%)에 견줘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황 경제분석관은 "가계소득 증가세 둔화는 현재의 소비를 둔화시킬 뿐 아니라 가계저축률 하락을 통해 미래 소비여력을 감소시킨다"며 "기업소득이 증가해도 내수기반이 확대되지 못하면 국내투자 부진과 해외투자 증가로 이어져 경제성장과 가계소득 향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그는 "기업이 축적된 내부자금을 투자 및 고용에 적극적으로 사용해 가계부문으로 흐를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제조업 고용창출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비스업에서의 고용여건 개선이 긴요한 과제"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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