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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0. (토)

세무 · 회계 · 관세사

국내 기업 임직원 72%, 내부비리 보고도 못 본 척

EY '2013 아시아·태평양 부정부패 보고서'

국내 기업 임직원 4명 중 3명 이상이 내부의 부정부패 사례를 발견하더라도 이를 보고하지 않을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가 발표한 '2013 아시아·태평양 부정부패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응답자의 72%는 조직 내 뇌물수수, 부정부패 사례를 알게 되더라도 자신이 제보했다는 것에 대한 비밀이 보장될 것이라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내부제보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응답자 전체의 81%가 필요하다면 내부제보시스템을 활용할 것이라고 답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결과다.

 

EY한영 서진석 감사본부장은 "2012년 미국공인부정조사관협회(ACFE)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체기업 내 부정의 43.3%가 직원, 고객, 공급자 등의 제보로 적발됐다"며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내부 부정부패의 절반 가량을 적발할 수 있는 기회를 잃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부정부패를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인 내부제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기업들이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EY는 보고서에 보다 윤리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경영진과 직원간 양방향 의사소통 채널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영진은 부정부패 방지를 위한 원칙과 의지를 표명하고 직원들은 비윤리적인 행위를 발견했을 때 거리낌 없이 보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또한 뇌물수수, 부정부패와 같은 문제는 개별적인 컴플라이언스 문제가 아니라 조직 전체가 책임져야 할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며, 글로벌 기업의 경우 현지 언어로 만들어진 부패방지 정책과 보고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48%, 한국 응답자의 86%가 자신이 속한 회사가 부정부패 방지를 위한 원칙과 정책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효과적으로 적용되고 있지 못하다고 답했다.

 

EY한영에서 부정부패 리스크관리 서비스를 담당하는 유희동 이사는 "내부고발은 곧 배신이라는 인식부터 없애는 게 내부제보시스템의 실효성을 높이는 출발점"이라며 "제도를 잘 갖추는 동시에 경영진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이것이 잘 작동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EY의 이번 보고서는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8개국에서 근무하는 기업의 임직원 681명으로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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