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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풀이 잔혹물, 정체 드러낸 연극 ‘비선실세 순실이’

‘역사 교훈극’을 표방한 ‘비선실세 순실이’가 맛보기로 펼쳐졌다. 24일 서울 대학로 가든시어터 개막을 앞두고 20일 하이라이트 공연을 선보였다.

화가 정지석씨가 오방색으로 그린 팝아트 또는 민화풍 ‘닭’과 청와대 뒷산이 3면에 걸린 무대에서 가수 김나현과 이유찬이 신곡 ‘비선실세 순실이’를 불렀다. 연극과 같은 제명의 트로트다. 

최순실, 고영태, 장시호, 정유라, 최순득, ‘이(영전) 행정관’역을 맡은 배우들의 몸짓과 발성은 격앙된 톤으로 일관됐다. 정유라는 국내에 있는 것으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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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20일 오후 서울 대학로 가든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비선실세 순실이' 제작발표회에서 강철웅 연출가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03.20. park7691@newsis.com
극의 일부만 공개됐다. 태블릿PC, 대통령 연설문, 불륜, 애완견, 승마, 태권도복 값 따위의 소재를 이리저리 엮은 대사가 흘렀다. 저승사자는 최순실에게 목줄을 걸고 개처럼 끌고 다니며 “발정난 암캐” 운운하고, 개처럼 짖는 최순실의 입을 찢는다. 최순득은 권총으로 사살한다. 극중 저승사자의 상상 속이기는 하다. 

최순실을 연기하는 영화배우 선우일란은 “나 하나 망가져서 관객들이 통쾌해 할 수 있다면 내가 대신 매를 맞겠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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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20일 오후 서울 대학로 가든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비선실세 순실이' 제작발표회에서 강철웅 연출가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03.20. park7691@newsis.com
강철웅 연출은 “캐스팅이 몹시 어려웠다. 다들 무서워했다. 오디션 공지문을 읽은 배우는 많았지만 응시자는 없다시피했다. 용기를 내 출연을 결정한 이 배우들은 우리나라의 대변자”라고 추어올렸다. 

‘촛불’도, ‘태극기’도 아닌 중간자의 시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장시호를 “국민 조카”라 칭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뽑은 51.6%의 국민이 나라를 망쳤다”고 하며, 헌법재판소가 탄핵 심판절차의 판단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선고한 세월호 참사를 녹여넣는 등 연극이 지지하는 편은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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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20일 오후 서울 대학로 가든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비선실세 순실이' 제작발표회에서 최순실역의 선우일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03.20. park7691@newsis.com
배우 황준은 세월호 관련 독립영화 제작자이기도 하다. 자신의 출연료 전액을 관계단체에 기부한다.

선우일란·박혜준(최순실), 황준(고영태), 이슬비(정유라), 김서해(장시호), 유성현(저승사자), 이진설(최순득), 안재완(이 행정관), 신상용(젊은이) 등, 90분, 8세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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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20일 오후 서울 대학로 가든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비선실세 순실이' 제작발표회에서 최순실역의 박혜준(왼쪽)과 장시호역의 김서해가 시연하고 있다. 2017.03.20. park7691@newsis.com
무대에 걸린 스크린을 통해 관련 TV뉴스 영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도 최순실 사태의 전말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관극의 전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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