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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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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문서]전두환정권, YS·DJ 대외접촉 집중 견제

지난 1986년 당시 정부는 미국 등 주요국 인사의 방한을 앞두고 '양김(김대중, 김영삼)'과의 접촉을 조직적으로 차단하려 했며 견제했던 구체적인 정황이 11일 외교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외교문서공개에 관한 규칙(부령)에 따라 이날 비밀해제된 1986년 외교문서에 따르면 정부는 그해 5월7~8일로 예정된 조지 슐츠 미국 국무장관의 방한을 앞두고 '양김'과 만나지 않을 것임을 거듭 확답받았다. 

당시 외교부 당국자는 슐츠 장관의 방한을 열흘가량 앞두고 주한 미국공사를 만나 "5월8일로 예정된 조찬계획에 대해, '양김'씨가 포함되지 않을 것이며, 아국 정부를 곤란케 하는 일은 없을 거라는 귀하(공사) 및 대사의 언급 내용을 장관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당시 이 당국자는 미국대사관 측 관계자와 슐츠 장관 방한 일정, 특히 둘째날 있을 사회계 및 야당지도자와의 조찬 관련 협의를 중점적으로 진행했다. 

슐츠 장관은 방한 기간 한국의 직선제 요구가 커지는 것과는 반대로 직선제만이 민주화의 방안은 아니라고 주장하며 전두환정권을 감싸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같은해 6월 당시 외무차관은 주한미대사관 공사와의 통화에서 "미연방정부 연수생을 위해 준비하는 일정 중에 김대중 및 김영삼과의 오찬과 만찬이 각각 별도로 포함돼 있다는 데, 사실인가"라며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 

미국 측이 "사실"이라고 확인하자 "정부로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미국 인사들이 '양김'씨 초청으로 오찬이나 만찬을 갖게 된다면 야권에서 이 사실을 정치적 목적에 이용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차관은 특히 "양김씨, 특히 김대중이 어떠한 법적지위에 있는가는 각 대사관에서 잘 알고 있는 사실 아닌지"라고 강조하며 "오찬 및 만찬계획을 변경시킬 수 있겠는지"라고 되묻는다. 

이에 미국 측은 "이 모임은 양김씨의 요청으로 확정된 것이므로 변경할 수는 없다"며 "한국 정부가 양김씨 면담에 대해 너무 염려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당시 차관보는 주한미대사관 참사관에게 전화로 "미연방정부 연수생 방한 일정에 김대중과의 오찬 및 김영삼과의 만찬을 주선한 데 대해 강력한 이의를 표명했다"고 상부에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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