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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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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朴 사저 2층에 현금 있으니 갖다써라"…장시호 증언

최순실(61)씨가 조카 장시호(38)씨에게 '박근혜(65)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에 보관 중인 현금으로 정유라(21)와 손자를 돌봐달라'고 부탁한 정황이 공개됐다.

장씨는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의 4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최씨가 증인에게 '잘 들어 삼성동 2층 방에 돈이 있어. 유연(정유라)이와 손자(정유라 아들)는 그 돈 갖고 키워'라고 말한 것 기억하느냐"는 특검 측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 같은 부탁은 장씨가 지난해 11월18일 긴급체포된 이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최씨를 대질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장씨는 "검사실에서 이모 최씨를 만나자 담당검사가 있는 자리에서 최씨 앞에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말했냐"는 특검 측 질문에 "네"라며 "제가 무슨 잘못 때문에 검찰에 왔는지 그때는 몰라서 그렇게 말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영재센터에 대해서는 이모가 알고 있었고 (저는 몰랐다.) 그날 이모가 '네가 무슨 죄가 있니. 내가 한 거 심부름한 것인데'라고 말하면서 '검사님 유진(장시호)이는 언제 나갈 수 있나요. 제가 진술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날 최씨가 장씨에게 자신의 딸과 손자를 부탁하는 경위도 상세히 공개했다.

특검에 따르면 이날 검사실에서 만나 서로 울던 중 최씨가 장씨를 갑자기 안고 귓속말을 전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장씨가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듣지 못하자 최씨가 담당검사에게 장씨의 혐의와 관련해 질문을 던져 주의를 돌리고 그 틈을 타 책상에 놓인 A4용지를 반으로 접어 검사가 보지 못하도록 반대면을 만들고 글씨를 적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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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순실 뇌물사건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04.24. mangusta@newsis.com
장씨가 검사의 설명을 듣고 있자 최씨가 발로 차면서 장씨에게 종이를 보라는 신호를 줬고 내용은 '삼성동 2층 방. OO(정유라 아들 이름). 유치원' 등 이었다는 게 특검 측 설명이다.

당시 장씨가 삼성동 2층 방 의미를 몰라 용지에 물음표(?)를 표시했더니 최씨가 검사에게 '물이 먹고 싶다'고 말해 물을 가지러 간 사이 귀에다 "잘 들어 삼성동 2층 방에 돈이 있어 유연이. OO. 그 돈 가지고 키워"라고 말했다고 장씨는 밝혔다.

장씨는 특검 측이 "최씨가 다시 검사에게 증인에게도 물 한 잔 갖다달라고 요구해 정수기 쪽으로 가자 '삼성동 경비가 널 모르니 이모 심부름 왔다고 하면 문 열어줄거야'라고 말했냐"는 질문에 "네, 돈 찾으러 갈 때"라고 답했다.

장씨는 당시 검사실을 나오면서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정말 삼성동 사저에 돈이 있다고 얘기하는 것인지, 삼성동 사무실 2층에 돈이 있다는 것인지 정확히 못 알아들어서 (혼란스러웠다)"라며 "'잘 알아들었니'라는 눈빛으로 (최씨가) 얘기하는 데 굉장히 혼란스러웠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씨는 "최씨의 말을 듣고 박 전 대통령 사저에 거액의 현금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특검 측 질문에 "네"라고 답하면서도 "누구 돈인지 거기까지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장씨는 자신도 구속상태임에도 최씨가 삼성동 현금을 가지고 딸 유라씨 등을 키워달라고 한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검사가 저는 다 자백해서 금방 나갈 수 있다고 얘기해 줬다"고 말했다.

최씨도 검사실을 나가는 장씨를 따라나오며 "너는 심부름 밖에 한 게 없는데 이게 뭐니"라고 말한 정황 등을 볼 때 장씨가 곧 풀려날 것으로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장씨는 "최근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사저를 팔고 이사한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 "네"라며 다만 "지금도 거액 현금이 사저에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다. 솔직히"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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