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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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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 부담 안주려 일하러가던 78세 목수 뺑소니차에 그만···

자녀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목공 일을 해오던 70대 노인이 뺑소니 교통사고로 숨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9일 광주 광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20분께 광주 광산구 한 아파트에 사는 A(78)씨의 아내 B씨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주저앉았다. 

 "A씨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에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한 채 병원으로 향했다. 

'제발 살아만 있어달라'고 기도하고 또 기도했지만 남편은 끝내 숨을 거뒀다. B씨는 싸늘한 주검이 된 남편을 안고 오열했다. 

 가족과 주민을 위해 헌신하던 남편이었다. 젊은 시절부터 목공업에 종사하던 남편은 "출가한 자녀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고희가 넘어서도 일손을 놓지 않았다. 

 "일 좀 그만하고 쉬라"는 간곡한 요청에도 가족을 먼저 생각했다. 

 남편은 이날도 전남 함평의 집 짓는 공사장에 가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자전거를 타고 출근길에 나섰다. 

 송정역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동료들과 차를 타고 공사장으로 향할 참이었다. 

광산구 한 사거리의 횡단보도 주변 도로를 자전거로 건너던 남편을 SUV 차량이 갑자기 덮쳤고, 사고를 낸 운전자는 그대로 달아났다. 
   
 A씨의 사고 소식을 접한 이웃들은 "책임감이 강하고 자상한 분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부지런함과 검소함이 몸에 밴 A씨는 6년 전부터 아파트 노인회장을 맡으며 이웃을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담장 쌓기 등 아파트 시설 보수 공사에도 힘을 보탰고, 환경 정화 활동에도 힘써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사고 장소 주변의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짙은 회색 계열의 코란도 스포츠로 추정되는 용의차량을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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