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4.04.12. (금)

기타

"삼성, 靑과 고공플레이 하는 듯"···당시 행정관 증언

박근혜(65) 전 대통령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개별 면담에 앞서 삼성과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간 소통이 있는 듯 했다는 취지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진행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30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윤모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은 이 같이 밝혔다.

 윤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독대 자리를 가진 2014년과 2015년 면담에 참고할 '말씀자료'를 작성한 인물이다.

 윤 전 행정관은 당시 다른 기업들과 달리 삼성에선 기업 현안이나 건의사항 등을 청와대에 전달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말씀자료 양식에 기업 현안이나 애로사항 부분이 있는데, 삼성 말씀자료에는 어떤 내용을 적었냐"라고 묻자, 그는 "(삼성으로부터) 특별한 건의사항이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다른 기업의 경우 현안 등을 (받아) 말씀자료에 담았을 텐데, 삼성은 별다른 내용을 받은 기억이 없다"며 "말씀자료를 만들 때 삼성이 제일 힘들었다"고 밝혔다.

 검찰이 "대기업 말씀자료를 작성할 때 각 기업 관계자가 경제수석실에 건의사항 등이 담긴 자료를 줬다는데 유독 삼성만 안 줬다는 게 특이하다"고 하자, 윤 전 행정관은 "행정관들끼리 '삼성은 좀 다르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고공플레이를 하지 우리(행정관)에겐 오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SK그룹 말씀자료 작성을 담당한 방기선 전 청와대 행정관은 같은 날 증인으로 출석해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에게 'SK그룹은 규제완화 혜택을 많이 받은 기업'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방기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 관련 30차 공판에 증인 출석하고 있다. 2017.07.04.    myjs@newsis.com


 검찰이 공개한 SK 말씀자료에는 'SK그룹의 투자계획을 보면 기대에 많이 못 미치는 수준임'이라며 'SK그룹은 그동안 정부의 규제 완화 혜택을 많이 받은 기업 중 하나임을 명심해야 할 것임'이라고 기재돼 있다. 방 전 행정관은 안 전 수석의 말을 말씀자료에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방 전 행정관은 또 "SK 말씀자료 작성을 마무리할 무렵 안 전 수석의 지시로 '문화융성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당부' 내용을 추가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

 한편 이날 법정에선 재판부의 지시에 따르지 않은 방청객들이 퇴정을 당했다. 

 공판을 마무리하면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퇴정할 때 방청객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해 피고인에게 위해가 가해질 수 있다"며 퇴정 시 일어서지 말도록 당부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그간 재판을 방청하면서 박 전 대통령 입·퇴정시 기립해 재판부와 법정 경위로부터 수차례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재판부의 당부에도 이날 박 전 대통령이 퇴정하는 동안 방청객 두세명이 일어서자 재판부는 "기립한 분 일어나라"며 "통제를 따르지 않아 방청을 허용할 수 없다"며 퇴정 조치한 뒤 향후 재판의 입정을 금지했다.

 

<뉴시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