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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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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운전사' 송강호 택시···5·18 최후 항쟁지를 찾다

 1000만 관객을 넘어선 영화 '택시운전사' 속 독일기자를 태우고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한 '송강호(만섭) 택시'가 20일 5·18민주화운동의 최후 항쟁지를 다시 찾았다.
  
 이날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송강호가 연기한 '김만섭'과 토마스 크레취만이 맡은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를 태웠던 택시가 전시됐다.

 택시가 놓인 옛 전남도청은 5·18 최후의 항쟁지로서, 80년 5월의 참상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는 5·18 사적지다. 영화는 물론 실제 5·18 당시 계엄군이 쓰러진 광주 시민들을 향해 조준 사격을 한 아픔의 장소이기도 하다. 

 택시에는 송강호의 증명사진과 '택시운전 자격증명'이 조수석 앞쪽에 붙어 있었다.

 5·18 때 실제 택시 운전기사였던 장훈명(65)씨는 이날 '만섭의 택시' 운전대를 잡고 시민들에게 손 인사를 건넸다.

 그는 "감회가 정말 깊다"는 말로 심경을 전했다.

 장씨는 "5·18 때 우리가 몰았던 택시 모습 그대로"라며 "그 당시에는 택시에 에어컨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 속 '만섭'이와 우리가 똑같았다"며 "계엄군의 만행을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의 진압이 잔혹해지고 살육에 가까워지자 정신이 번뜩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처음에는 계엄군에게 쫓기는 학생들을 태워 피신시키는, 간단한 일만 했다"며 "19일 저녁 학생들에게만 맡겨서는 안 되겠다는 의견이 모아졌고 20일 택시 운전기사들이 전조등과 비상등을 켠 채 태극기를 내걸고 금남로까지 향했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계엄군의 잔혹한 진압에 광주의 시위가 와해되는 분위기였는데, 차량 시위가 다시 시민들을 움직이게 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영화를 통해 우리의 역할이 재조명을 받아 감회가 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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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독일기자와 주연배우 송강호를 태우고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현장을 누볐던 '택시'가 20일 오후 광주 동구 5·18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옛 전남도청 앞에 전시돼 있다. 2017.08.20.    hgryu77@newsis.com

시민들도 '만섭의 택시'를 사진으로 남기며 5·18을 기억했다.

 택시를 본 한 시민은 발걸음을 멈춘 채 "영화를 보면서 내가 살고 있는 광주에서 발생했던 5·18을 다시 떠올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택시가 5·18 최후 항쟁지에 놓여 있어 역사가 되살아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아직도 5·18을 훼손하고 깎아내리려는 사람들은 택시를 보고 반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5·18의 참상을 기록한 영화 '택시 운전사'는 이날 오전 8시를 기점으로 1000만명 관객을 돌파했다.

 광주시는 또 영화 속 실제 인물인 독일 외신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 사진전을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광주시청 1층 시민숲에서 열고 광주의 아픈 역사를 알린다.

 전시에는 영화의 실제 인물 힌츠페터의 사진과 그가 사용한 안경, 여권을 비롯해 활약 했던 동영상, 택시, 카메라 등이 선보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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