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4.03.29. (금)

경제/기업

정석인하학원, 대한항공 유증참여 놓고 논란

한진그룹 산하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지원군으로 나서기로 하면서 그 재원마련 방법 등에 관심이 쏠린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정석인하학원은 대한항공이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진행하는 457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52억3400만원을 출자한다.

정석인하학원은 최근 파산한 한진해운 회사채 매입에 과거 총 130억원의 대학발전기금을 투자, 사실상 날린 상황에서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냐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는 정석인하학원이 한진그룹 내 타 계열사로부터 증여받은 현금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을 내놓는다.

정석인하학원은 실제로 최근 진에어. 토파스여행정보, 한진정보통신, 한진종합서비스, 에어코리아 등 5곳의 계열사로부터 총 45억원을 증여받은 바 있다.

대한항공은 이번 유증을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대한항공의 주주로 있는 계열사가 한진칼(지분 30.2%), 정석인하학원(3.07%), 정석물류학술재단(0.52%), 일우재단(0.25%), 유니컨버스(0.04%) 정도가 전부다.

진에어를 비롯한 나머지 회사들은 직접 유증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정석인하학원에 일부 자금을 증여하는 식으로 지원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정석인하학원 측은 "정석인하학원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대한항공의 유증에 참여한 것"이라며 "유증 참여 재원은 기존 보유하던 신주인수권증서 일부 매각대금과 여유 자금으로 마련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최근 계열회사로부터 기부받은 것은 산하기관(인하대·항공대·정석항공과학고 등) 재원 확보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해당 금액은 이미 장학금 및 사학 연금 재원 등 용도로 지난달 산하기관에 지급을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영리법인인 정석인하학원이 대한항공의 유증에 참여하는 것 자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이는 앞서 정석인하학원 산하 인하대가 대학발전기금을 활용해 한진해운 지원에 나섰다가 큰 손실을 입은 전례가 있어서다.

인하대는 지난 2012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한진해운 회사채 매입에 총 130억원을 투자했다. 학교와 학생의 복지를 위해 마련된 대학발전기금으로 금융상품에 투자한 것인데 결과적으로 한진해운이 파산하며 인하대는 투자금 전액을 날린 상황이다. 

특히 2015년의 경우는 한진해운이 한진그룹 계열로 들어온 상태였고 업황 부진으로 신용도 자체도 크게 하락한 상태여서 당시 정석인하학원의 판단에 대한 비판의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