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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9. (금)

경제/기업

잇단 '트럼프 스캔들'에 달러화 '휘청'…5일 연속 하락

미국 달러화 가치가 트럼프 발 '정정 불안'의 후폭풍에 휘말리며 닷새 연속 하락하는 등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배경을 놓고 하루가 멀다 하고 의혹들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의 ‘기밀 누출설’까지 불거지며 달러가 휘청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의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요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재는 블룸버그·월스트리트저널 '달러인덱스'는 이날 현재 5일 연속 떨어지며 작년 11월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달러화 가치는 전날 아시아 시장에서도 0.3% 떨어지며 종가기준으로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화 약세는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잇단 추문의 영향이 컸다. 그가 백악관에서 회동한 러시아 관료들과 민감한 정보를 공유했다는 폭로가 불거진데다, 코미 FBI 전 국장을 상대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수사를 중단할 것을 압박했다는 메모까지 공개되면서 미 정가는 요동을 치며 시장의 불안은 깊어지고 있다. 

백악관이 잇단 추문에 휩싸이며 자중지란에 빠지자 시장은 세금제도를 뜯어고치고 규제를 허물어 경기를 부양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아젠다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탄핵 가능성까지 고개를 드는 등 제 코가 석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살리기에 올인 할 수 있겠냐는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신규주택착공건수 등 경제지표들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신규주택착공건수는 한 달전에 비해 2.6% 감소한 117만2000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미국의 주택착공실적은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같은 기간 산업생산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돈 사실이 그마마 위안거리라고 평가했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며 자본시장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9일 2.42%에 달했으나 ▲10일 2.41% ▲11일 2.39% ▲12일 2.33% ▲15일 2.34% ▲16일 2.33%로 연일 하락하고 있다. 연준의 내달 기준금리 인상을 월가가 당연시하는 분위기에서 장기국채 금리가 연일 뒷걸음질치는 것은 이례적이다. 

CMC마켓츠(CMC Markets)의 선임 시장애널리스트인 릭 스푸너는 정정 불안을 달러 약세의 배경으로 꼽았다. 그는 “미국의 정치상황을 둘러싼 불안감이 있는게 사실”이라며 “또 이러한 정치 불안이 시장의 불안정(instability)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한편, WSJ은 이날 헤지펀드와 머니매니저들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지난 2008년 이후 9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장기국채 금리가 떨어질 것이라는 데 돈을 걸고 있다(net wagers)고 밝혔다. 이들은 아울러 단기 국채 금리가 1993년 이후 최고치에 도달하는 등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국채 금리가 떨어지고 단기국채는 상승하며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지는 ‘평탄화 현상은’ 채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경제 성장률 둔화의 조짐으로 받아 들여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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