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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9. (금)

경제/기업

4대그룹, 순방맞춰 준비하는 美 투자 보따리 '4조5000억+α'

삼성을 비롯한 재계는 오는 29일부터 2일간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에 대한 투자 보따리를 푼다. 

 무엇보다 4대그룹에서만 준비하는 대미 투자 투자규모는 최소 4조5000억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보호무역 강화 기조 속에 이뤄지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내 주요기업 총수 및 경영진들은 미국의 통상압박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SK, LG 등 재계 4대 그룹은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 현지에 투자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세부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특히 최근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우리 정부에 1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産) 제품 구매펀드(바이아메리카펀드)조성 등 미국에 줄 '선물 보따리'를 마련할 것을 제안한 점 등을 감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배려차원에서도 재계가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정부를 먼저 만난 외국 정상들이 경제적 선물 보따리를 건네고 있는 것 또한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월 워싱턴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전자기업 샤프의 대규모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건설 등 총 70억달러(약 7조8600억원)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5월 안방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1100억달러(약 123조6000억원)의 미국 무기 구입을 확인했다.

 우선 삼성전자는 미국 뉴베리에 3억달러(약 3400억원)를 투자해 새로운 가전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 새 가전 공장이 들어설 지역으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州)의 뉴베리(Newberry)가 유력하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장 설립을 통해 500개 정도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WSJ는 현재 멕시코에서 생산되고 있는 오븐 레인지가 이곳에서 생산될 예정이라며, 생산이 개시되는 시점을 내년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미국 현지 공격 투자에 대해 보호무역 추세에 적극 대응해 현지 생활가전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행보로 해석한다.

 자동차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선 대표적인 업종이라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은 현지 투자에 공격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2021년까지 5년간 미국에 31억달러(약 3조5293억원) 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년간 미국에 투자한 금액 대비 50% 증가한 액수다. 

 현대·기아차 자율주행 및 친환경자동차 등 미래자동차 신기술에 31억달러 중 30~40%를 투자할 계획이며, 나머지는 생산시설 및 신차종 투입에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경제인단 합류 결정에 대해 "미국 경제인들과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더욱 실무적으로 긴밀하게 교환하고,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은 미국에 배터리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하는 등 투자 계획을 모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2020년까지 최소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배터리 분야는 향후 미국 시장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북경기차(베이징자동차), 독일 다임러-벤츠 그룹, 한국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등을 위주로 제한적인 수주에 나섰다. 하지만 배터리 사업을 보다 확장 시키려면 차기 수주는 남은 시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SK E&S는 미국과 에너지 사업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올 1월 미국산 셰일가스를 국내에 최초로 도입했고, SK이노베이션은 2014년부터 국내 최초의 미국 내 석유생산 광구를 운영해왔다.

 SK루브리컨츠 역시 미국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울산 3개, 인도네시아, 스페인 각각 1개씩 생산거점을 보유하고 있는데, 사업 확장을 위해 미국에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을 검토 중이다.

 미국이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는 LG전자 역시 현지 투자에 공격적이다. 

 LG전자는 미국 테네시주 북부의 클락스빌에 2019년 상반기까지 2억5000만 달러(약 2804억원)를 투자해 연간 100만대의 세탁기를 만들 수 있는 공장을 짓는다.

 또 2019년까지 3억달러(약 3415억원)를 투자해 2019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뉴저지주 잉글우드 클리프 신사옥을 짓고 있다. 북미 시장의 새로운 컨트롤타워가 되는 셈이다. 

 현재 북미 시장이 스마트폰 전체 매출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가전의 경우 2014년 25%에서 지난해 30% 수준으로 비중이 꾸준이 증가하는 LG로서는 미국내 투자를 적극화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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