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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5. (목)

경제/기업

빚더미 앉은 정비사업 줄줄이 경매행

암초를 만나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경매에 나온 정비사업 주택이나 토지가 속출하고 있다.

 11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현재까지 전국 경매시장에 나온 정비사업은 38개 사업지다. 
 
 이중 올해 경매에 나온 사업지는 17곳이다. 지난해에는 1년 동안 15개 사업지 매물이 경매에 나왔다. 올해는 아직 절반밖에 안 지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매로 넘어간 사업지가 지난해 대비 약 2배 증가한 셈이다. 

 지금까지 경매에 나온 정비사업지는 지난 2015년 2곳, 2013년 1곳, 2009년 1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10배가 넘는 사업지가 줄줄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십억원에 달하는 토지와 주택이 경매에 넘어갔다. 
 
 심지어 지난 2년 경매에 나온 매물 중 2건이 역대 최고 채무액인 100억여원에 달한다. 최근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반면 재정적 위기에 놓인 사업지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2년 경매시장에 나온 정비사업 조합 매물이 급증했다"며 "그중 일부는 청구액이 100억여원에 달하는 등 규모가 커서 조합이 겪는 어려움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청구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단지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북아현재정비 촉진구역'이다. 이곳 아파트는 지난해 대우건설에 110억원 부채로 경매에 넘어갔다.

 올해엔 서울 성북구 석관동 석관1주택 재건축사업도 암초를 만났다. 지난 5월 대우건설은 이곳 토지를 대상으로 101억8719만여원 경매를 신청했다.
 
 청구액이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사업지도 상당하다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미아시장 재건축사업 조합은 서희건설에 42억4916여만원 빚을 졌다. 이 사업지 주상복합 매물은 지난달 경매에 넘어갔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새성북연립 재건축사업도 빚더미에 앉았다. 34억6657억여원에 달하는 이곳 아파트가 지난 4월 경매에 나왔다. 
 
 서울 성북구 돈암동 정릉돈암재건축조합은 이수건설에 10억원 빚졌다. 이에 조합 소유 대지가 지난 4월 경매에 넘어가 현재 매각에 돌입했다. 

 지방에서도 올해 경매에 나온 정비사업 매물이 속출했다. 충남 아산시 용화동 용화주공1단지 재건축사업지는 동성이엔지 채무를 갚지 못해 14억6000만여원 주택과 같은 금액대의 아파트가 차례로 매물로 나왔다

 대구 남구 봉덕동에 있는 용두지구 재개발 사업지는 현대건설의 15억8600만여원 부채를 갚지 못해 지난 5월 경매에 나왔다.

 이밖에 수억원대 빚을 져 경매에 나온 매물도 전국에 분포됐다. 
 
 서울에서는 강동구 성내동 '선화연립주택 조합' 아파트(청구액 6억9900여만원), 서대문구 홍제동 '제일연립재건축 조합' 아파트(6억8064여만원) 등이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동성2차 아파트 재건축사업'(5억9656만여원), 경기 안산시 단원구 '동명아파트 재건축사업'(3억1248만여원), 경기 군포시 '대야신안아파트 재건축(6억7253만여원)', 등이다.
 
 지방에서는 경북 구미시 송정동 '송림아파트주택 재건축사업'에서 2억원대 아파트 매물 2개가 지난해 경매에 나왔다. 경북 구미시 송정동 송림아파트 재건축 단지에서 총 8억여원 아파트가 매물로 나왔다. 대구 남구 봉덕동 용두지구주택재개발 사업도 현대건설이 15억8600원을 청구하면서 대지를 경매에 넘겨야 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사업성이 없거나 장기간 사업이 주춤한 단지를 중심으로 매물이 경매에 나온 것 같다"며 "일부 단지는 건설사와 입주민 간 분담금 문제로 갈등을 빚다 경매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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