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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4. (수)

경제/기업

한진해운 파산 이후 국적선사의 부산항 물동량 비중 크게 줄어

한진해운이 파산한 이후 부산항에서 처리되는 컨테이너 물동량 중 국적선사의 비중이 크게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부산항만공사·해운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월까지 부산항의 20피트 컨테이너 기준 총 물동량 1192만1487TEU로, 이중 국적선사의 물동량은 401만4555TEU로 5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같은 기간 처리한 429만4955TEU보다 28만400TEU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외국적 선사의 경우 같은 기간 790만6932TEU의 물동량을 처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1073만5853TEU에는 못 미치지만 국적선사 물동량 처리량의 2배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3개월 동안 부산항의 물동량을 살펴봐도 국적선사의 처리 비중을 예년에 비해 크게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국적선사의 부산항 물동량은 지난해 62만1941TEU보다 2만2711TEU 줄어든 59만9230TEU를 기록했다. 비중으로 따져볼 때 지난해 5월 국적선사들은 38.1%의 물동량을 처리했지만 올해는 33.5%로 낮아졌다. 

 6월에도 국내 국적선사들은 33.2%의 물동량을 처리, 지난해 38.1%보다 4.9%p 낮았다. 7월 부산항의 총 물동량은 175만2068TEU로 이중 국적선사의 물동량은 62만9190TEU로 전체의 35.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적 선사의 경우 올해 7월 112만2878TEU로 전체의 64.1%에 달하는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체별 올해 7월 물동량을 살펴보면 HMM이 16만7018TEU로 국적선사가 처리한 물동량 중 10% 달하는 물량을 처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려해운은 8%, 장금상선 5%, 흥아해운 5% 등이 뒤를 이었다. 

 부산항에서 처리되는 국적선사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해운업계에서는 부산항을 거점으로 삼고 영업을 해왔던 한진해운의 파산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진해운이 담당했던 물량을 현대상선과 중견 선사 등이 일부 흡수하겠지만 상당 부분을 외국선사에 넘겨줄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현실화된 셈이다. 

 관련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중이다. 

 국내 화주들이 운임 협상을 할 경우 한진해운이 있을 때는 외국 선사들이 높은 운임을 제시할 경우 거절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부산항에서의 국적선사와 외국선사 간 처리 물동량 비율이 지난해부터 크게 차이나기 시작했다"며 "한때 세계 해운강국을 꿈꿨던 한국이 해운 변방국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신호탄"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상황이 이렇자 부산지역 시민단체는 한진 사태 1년을 맞아 정부에 국정 조사를 요구하고 나서 주목받기도 했다. 

 부산항 발전협의회 등은 지난 22일 성명서를 통해 "한진해운 사태는 금융 논리만 고집한 금융당국자의 무능 등 정부의 오판이 부른 해운 대참사"라며 "지금이라도 한진해운 파산의 진실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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