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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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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후폭풍 '한류 금지령'?…연예계 "불안속 일단 관망세"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도입에 대한 보복으로 한류에 대한 전면 금지 조치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연예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언왕 등 현재 연예 미디어와 웨이보 등 SNS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 한류에 대해 압박에 들어갔다는 정황으로 의심되는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연예계 곳곳에서 한류금지령?

한류스타들이 우선 피해를 입고 있다. 송중기가 모델로 활약하던 중국산 스마트폰 VIVO의 신형 모델 'x9' 광고는 중국 영화배우 펑위옌으로 교체됐다.

중국 내 한류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드라마에도 불똥이 튀었다. 지난 9월 아이유·이준기가 출연한 '보보경심 려'를 끝으로 심의를 통과한 한국 작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애·송승헌 주연의 '사임당, 빛의 일기', 박서준·고아라 주연의 '화랑 더 비기닝' 등 한국과 중국 동시 방영을 노리는 드라마에 대한 걱정도 나온다.

31개 성·시 위성방송, 지방 방송 그리고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에까지 이른바 '한류금지령(限韓令·한한령)'이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가요계도 타격을 입고 있다. 10월 이후 현지에서 열린 한류 콘서트는 찾아보기 힘들다. 한한령 보도가 나온 직후 가요 한류를 이끌고 있는 SM·YG·JYP엔터테인먼트, CJ E&M 등 엔터주들의 주가가 나란히 하락했다.

특히 SM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 산하의 알리바바 뮤직그룹을 통과 제휴를 통해, 현지 음원 매출로 호조세였다.

일부에서는 CJ E&M이 홍콩에서 주최하는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에 중화권 인사들 참석이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한류 전면 금지령?…"속단은 이르다"

중국 한류에 크게 의존한 연예계는 한류 전면 금지령에 대한 걱정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대체로 우선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이번 조치가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는 21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한한령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민호·전지현 주연의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이 한중 합작으로 중국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제작사 측은 "100%로 한국 자본으로 제작된 드라마라, 심의조차 받지 않은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중국 현지에서 불거져 나온 '한류 금지'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중국 광전총이 한국 드라마, 한류스타의 TV프로그램 출연을 금지시키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무엇보다 현지 연예업계 관계자들이 자발적으로 정부나 한류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의 눈치을 보면서 간을 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측과 협업하는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실질적인 타격은 없는 상황이다. 지난 여름에도 똑같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나. 그때가 더 심각한 상황이었는데도 큰 문제 없었다. 진행되던 프로젝트들 다 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조심스럽기는 하다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가요계도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 강하다. 실제 12월 중국 난징에서 진행되는 인기 한류그룹 콘서트는 차질 없이 준비 중이다.

◇한류 금지령에 대한 대책은?

불안감은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대책은 세우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예상 피해액 등 구체적인 숫자 역시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적극적인 조치부터 취하기가 부담스럽다는 이들도 상당수다.

국내 대형 영화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아직 실체가 있는 게 아니어서 대책 또한 나온 게 없다. 미리 세워놓을 대책 또한 없는 게 사실"이라며 "대책을 세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냥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반대로 국내 중국 자본을 유치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이들 몇몇 기업의 주식은 하락세다.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중국 자본이 많이 들어온 대형 기획사의 경우에는 주식부터 문제가 생길 것 같다"며 "불안감이야 당연히 있는 거다. 어떻게 보면 기회가 줄어들 수도 있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조심스러워해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국내 언론부터 차분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주문도 나왔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연예 미디어 위주로 나온 보도를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해석하다 보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의 성숙한 대응을 촉구하는 관계자도 있다. "한류 금지령에 대해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확인 문서가 나온다면 무르익으려는 양국의 문화 교류에 찬물을 끼얹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한편에서는 한류 지역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일본을 거쳐 동남아, 중국으로 한류가 이어졌는데 차세대 지역으로 꼽히는 중동 시장 등을 적극적으로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3월 UAE 아부다비에서는 한국 가수들이 대거 출연한 K-콘이 성료됐다.

연예계 관계자는 "물론 엄청난 인구의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한류시장이다. 하지만 중국에만 매달리다보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국제 정세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며 "잠재력이 큰 중동 등 한류를 다양한 지역으로 넓혀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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