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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협회, 정유라 학사관리 위해 각종 공문서 허위 발급

대한승마협회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의 학사 관리에 이용된 각종 공문서를 허위로 발급하고, 훈련보고서도 거짓으로 작성하는 등 각종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7일까지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대한승마협회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문체부는 감사를 통해 승마협회의 국가대표 선발 과정상의 관계 규정 위반 여부와 정유라의 국가대표 훈련 내용 허위 여부, 2014년 전국체전 승마경기 장소 변경 등에 관한 사항을 중점 점검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승마협회는 정유라가 청담고 재학 시절 학사 관리를 위해 학교에 제출할 수 있도록 허위문서를 발급했다.

2014년 3월31일 승마협회는 청담고로 국가대표 합동훈련(2014년 3월24일~6월30일)을 이유로 '국가대표선수 시간 할애 요청서'를 제출했다.

정유라는 이 기간 학교에 출석하지 않으면서도 이 문서를 통해 출석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실제 합동훈련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승마협회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허위로 문서를 만들어 발급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정유라가 고교 3학년이었던 2014년 공결 처리 받은 141일 가운데 최소 105일은 허위 공문서를 이용해 특혜를 받은 것으로 확인했다. 고교 3학년 재학 동안 최소 105일을 무단 결석했다.

또 승마협회 김모 전무는 봉사활동 내역과 시간이 적혀 있지 않은 봉사활동확인서를 발급해 정유라가 총 5건, 40시간의 봉사활동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정유라의 국가대표훈련보고서 역시 부실하게 작성하거나 허위 사실을 기록했다. 2014년과 2015년 국가대표훈련보고서는 체육회 국가대표훈련관리지침을 어기고 주요 내용을 누락하거나 선수서명이 일치하지 않았다.

문체부는 체육회를 통해 정유라의 국가대표훈련보고서를 실제 훈련한 내용에 따라 다시 제출하도록 하고 증빙이 안 되거나 제출하지 않는 경우 국가대표훈련비를 환수하고 징계할 것을 요구했다.

승마협회는 최대 505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중장기로드맵을 삼성의 후원으로 추진하면서 정유라를 추천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중장기로드맵은 김모 전무의 지시로 박모 전 전무가 건넨 초안으로 지난해 6월 작성돼 추진됐지만 이사회 의결 등 타당성 검토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승마협회 회장사인 삼성은 중장기로드맵에 따라 국가대표 해외 전지훈련에 파견할 선수와 준비단장 등을 추천해달라고 협회에 요청했다.

협회가 추천한 마장마술 선수 명단 가운데 정유라가 포함됐다. 협회는 독일 전지훈련에 앞서 박모 마사회 감독을 준비단장으로 사전 현지 답사 등을 추진했다.

2014년 제주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 승마경기도 정유라 때문에 장소가 임의로 변경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장 변경을 위해서는 당시 조직위원회인 제주도가 대회 개최 4개월 전까지 체육회 승인을 받아 추진해야 하지만 승마협회는 제주도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개최지 변경을 요청했다.

체육회는 전국체전 8일 전에 이를 승인, 전국체전 규정을 위반했다. 당시 최순실씨 모녀는 승마경기 개최지를 변경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밖에도 승마협회는 2015년 8월7일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수 선발 규정을 임의로 개정했다.

승마협회는 불과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선발전 3회 실시한 성적으로 선발하는 방식'에서 '세계선수권대회 참가 자격을 획득한 경우 선발전을 개최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을 재개정했다.

이는 1년 이상 지나야 규정을 개정할 수 있으며, 1년 이내에 재개정하려면 체육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국가대표선수선발규정을 위반한 내용이다.

문체부는 이번 승마협회 특정감사 결과에 따라 관련 규정 위반, 허위문서 발급 등을 한 관련자에 대해 징계를 요구할 계획이다. 결과 자료는 특검에 제출할 예정이다.

체육특기자 입학 비리가 확인된 정유라에 대해 징계 절차를 밟도록 대한체육회에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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