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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좋으니 블랙리스트에서 빼라"…그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문화계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랐다가, 작품 때문에 빠졌던 고선웅 연출의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주목받고 있다.

오는 18일부터 2017년 2월1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재공연한다. 

중국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조씨 가문 300명이 멸족되는 재앙 속에서 가문의 마지막 핏줄인 조삭의 아들 '조씨 고아'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자녀까지 희생시키게 되는 비운의 필부 정영이 중심축이다. 

왕후의 씨앗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씨앗이 죽는 걸 눈앞에서 목격한 정영이 20년 뒤 마침내 조씨 고아를 통해 도안고에게 복수를 감행한 이후에도 밀려드는 공허함 등을 세밀하게 포착, 고전은 현재의 대한민국 관객이 덧 없이 공감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10월 28일, 29일 양일간 중국 베이징 국가화극원 대극장 무대에 올라 현지 언론과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극공작소 마방진을 이끌고 있는 고 연출은 연극뿐 아니라 뮤지컬, 창극, 오페라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곳에서 러브콜이 잇따르는 인기 연출가다.

그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푸르른 날에'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랐다는 사실에 대해 공연계는 쓴 웃음을 짓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최순실 국조특위 7차 청문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모 사업별 검토 내용' 내부 문건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도 의원은 "한 연출가(고선웅)의 작품(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너무 좋다고, 연출력이 뛰어나니 전국에서 공연할 수 있게 하자고 했더니 직원이 블랙리스트에 있다고 한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그래서 (1차관이) 깜짝 놀라 B에 전화해 작품이 좋으니 블랙리스트에서 이 사람을 빼달라고 한다. 그랬더니 차관 의견대로 하라고 해서 다시 국정원, K에 전화해 이 사람 작품이 좋으니 블랙리스트에서 빼라고 하고, 그러세요 양해를 한 뒤 리스트에서 빠졌다"며 "이후 몇 달 뒤 차관이 옷을 벗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고선웅 연출이 국립극단과 손 잡고 각색 연출, 지난 2015년 초연 당시 동아연극상 대상, 연기상, 대한민국연극대상 대상 등 연극계의 각종 상을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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