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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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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뽑아달라는 사람은 내몰렸고, 하겠다는 사람은 없고"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새 수장 구하기가 미궁 속으로 빠졌다.

뽑아달라는 사람은 지지를 얻지 못하고, 하겠다는 사람은 없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16일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한국프로축구연맹 제11대 총재 선거에 단독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당선을 위해서는 총 선거인단 23명 중 12명 이상의 지지를 이끌어냈어야 했지만 신 후보는 5표를 얻는데 그쳤다.

신 후보의 낙선은 경기인 출신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비기업인이 아닌 이에게 연맹은 아직 총재직을 내줄 준비가 안 됐다는 쪽이 가깝다.

실제로 그동안 연맹 총재직은 기업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정몽준 현 아산재단 이사장이 1994년부터 1998년 8월까지 초대부터 4대까지 총재직을 맡으며 기틀을 마련했고, 유상부 전 포스코 회장이 바통을 이어 받아 6년 간 수장으로 활동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는 곽정환 통일그룹 회장이 살림을 책임졌고 2011년부터 2년 간은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맡았다. 정몽규 회장은 연맹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뒤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3년부터는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연맹과 일부 축구인들이 기업인 출신을 선호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리그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돈을 마련해 오라는 것이다.

이 점에서 신 후보는 대의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신 후보는 출마 선언문을 통해 "새로운 광고주들을 확보하기 위해 직접 나서 영업을 하겠다", "타이틀 스폰서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신 후보가 축구계의 대표적인 비주류층이라는 점에서 대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지기에는 부담스러웠다는 주장도 있다.

신 후보는 투표 직전 열린 정견 발표에서 주어진 시간의 대부분을 진영 논리 청산에 할애했다. 챌린지 구단을 위해 클래식 구단들의 양보를 요구하는 발언도 여러 차례 있었다.

특정 기업과 세력들을 척결의 대상으로 지목한 신 후보의 정견 발표를 접한 한 축구인의 "찬성표를 얻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이 같은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물론 한국형 샐러리캡 도입 등 신 후보의 여러 공약들이 아직은 불편하다는 시각도 낙선의 원인 중 하나다. 

어찌됐든 선거를 통한 총재 뽑기의 첫 판은 실패로 막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확인된 것은 한다는 총재직에 매력을 느끼는 후보도, 이사들이 매력을 갖는 후보도 아직은 없다는 점이다.

연맹은 정관에 따라 권오갑 총재 체제를 유지하면서 다음 선거 일정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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