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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지소연 "북한 만나서 당황, 이번에는 꼭 이겨보고싶다"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예선에서 평양 원정을 치르게 된 여자축구대표팀 공격수 지소연(26·첼시 레이디스)이 "북한과 경기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스러웠다"는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지소연은 24일 오전 11시 서초구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한국여자축구연맹의 공식 음용수 MOU 체결식에 참석해 취재진과 만나 아시안컵 예선 조 추첨 결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한국은 지난 21일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아시안컵 조 추첨 결과 북한, 우즈베키스탄, 홍콩, 인도와 B조에 편성됐다. 

4월로 예정된 아시안컵 예선에서는 각 조 1위팀만 본선에 오를 수 있다. 더욱이 예선에서 떨어질 경우 본선 성적으로 결정되는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출전이 완전히 무산된다. 

나머지 세 개팀은 해볼만 하지만 문제는 북한이다. 역대 전적에서 1승2무14패로 크게 밀리는 북한을 꺾지 못한다면 한국은 아시안컵 본선과 내후년 월드컵행 티켓을 모두 놓치게 된다. 

지소연은 "조 추첨 때 안 자고 기다리고 있었다. 북한과 안 붙었으면 좋았을텐데…"라며 말끝을 흐린 뒤 "생각이 많다. 선수들도 예상하지 못한 조에 당황하는 것 같다"고 복잡한 심정을 내비쳤다. 

이어 지소연은 "2019년 월드컵에 못 나가면 당분간 대회가 없다. 아직 그 생각은 하고 싶지 않다. 잘 됐으면 한다"면서 "감독님께서 결정하시겠지만 세대 교체는 미루고 정예 멤버로 가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북한 여자축구는 굵직굵직한 대회 때마다 한국의 발목을 잡았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는 1-3 패배를 안겼고 3년 전 인천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도 한국을 2-1로 꺾었다.

지소연은 "실력은 비슷한데 북한 선수들이 후반에 너무 잘 뛴다. 지치지 않는다"면서 "전략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결과가 바뀔 것 같다. 생각보다 너무 빨리 만나서 당황스럽다"고 언급했다. 

게다가 이번 대회는 북한의 홈인 평양에서 열린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진 한국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이다. 

"언제 평양땅을 밟아보겠느냐"는 지소연은 "그래도 편한 상태로 가면 더 좋았을텐데…"라며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현실적으로는 힘든 것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못 넘을 산은 아니다. 한국은 지난해 2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후반 35분 동점골을 내주기 전까지 북한에 앞섰다. 당시 경기는 1-1로 끝났다. 

지소연은 "승산이 없진 않다. 힘들 수도 있지만 해볼만 하다. 지지만 않으면 아시안컵에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선수 생활을 하면서 북한을 이긴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번에는 꼭 이겨보고 싶다. 어차피 북한을 이겨야 월드컵에 나갈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북한전 공격포인트가 하나도 없다는 것보다는 팀이 이기는 것을 먼저 생각하겠다. 골보다는 본선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지소연이 아시안컵 예선에 뛸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오는 3월 키프러스컵 출전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시안컵 예선은 소속팀인 첼시 레이디스와 협의가 필요하다. 첼시 레이디스가 완강히 거절 할 경우 강제로 불러들인 명분은 없다. 

오는 27일 런던으로 돌아가는 지소연은 "구단주와 감독님을 만나 보내달라고 이야기를 할 것이다. 첼시도 첼시이지만 나에게는 대표팀도 중요하다. 첼시 감독님께서도 이해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 예전처럼 경기 이틀 전이 아닌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잘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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