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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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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상 후보 이란 감독, 트럼프 행정명령에 시상식 불참 선언

란 사회의 어두운 면을 솔직하게 파헤친 '세일즈맨'으로 올해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 영화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이란의 아스가르 파라디 감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및 아프리카 7개국 국민 입국금지 행정명령에 대한 저항으로 오는 2월 26일 열리는 아카데미상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다. 

파라디는 가정불화, 성적 불평등, 젊은이들의 탈이란 욕망 등을 그린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로 2012년 이란 최초로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감독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파라디 감독은 이란 국민으로 이번 입국금지 행정명령 대상이지만 이미 입국 허가를 받아 시상식 참석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이다. 하지만 그는 29일(현지시간) NYT에 보낸 성명에서 "나의 (미국)여행이 예외적으로 허용되더라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영화계 동료들과 함께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알리게 돼 유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수일 간 미국에 입국하려는 이민자와 여행자들에게 대한 부당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이같은 환경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시상식에 참석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 영화계와 아카데미 역시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광증과 극단주의를 그 무엇보다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어서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거나 거부할 생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미국 입국이 "예외적으로 허용" 받는 것을 결코 받아들일 수없다는 판단에 따라 불참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파라디 감독은 미국 뿐만 아니라 이란에도 '우리와 그들'을 나누는 강경파가 있다면서, 지난 수년 간 양 국 모두에서 강경파 그룹들이 "다양한 국가들과 문화에 대한 비현실적이고 공포스런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제시하려고 노력해왔다"고 비판했다. 이런 강경파 그룹들은 "차이를 불일치로, 불일치를 증오로, 증오를 공포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공포를 주입하는 것은 편협된 사람들에 의한 극단적이고 광적인 행동을 정당화하는데 사용되는 중요한 도구"라고 지적했다. 

파라디 감독은 "따라서 나는 합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하려는 내 동포(이란 국민)와 6개국 시민들에게 강요된 부당한 상황에 대해 비난에 표하며, 현 상황이 국가들 간의 분열을 더욱 강화하지 않기를 희망한다"는 말로 성명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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