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4.04.25. (목)

기타

최백호 "가수로서 더 욕심 없어요"...40주년 기념 '불혹' 발표

"안 믿으실지 모르지만, 가수로서 욕심은 더 없습니다. 제가 가진 역량이나 재능 이상으로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불혹'입니다."

가수 최백호(67)는 데뷔 40주년 기념 앨범 제목을 '불혹'(不惑)으로 붙인 이유에 관해 이같이 말했다. '어떤 것에도 미혹되지 아니한다.' 그는 "제가 그런 경지에 들어가는 건 아닙니다. 다만 제가 40년 동안 노래하면서, 또 가수로서만이 아닌 인간으로서 그렇게 되고 싶다는 것이겠지요."

'낭만에 대하여'를 내놓은 지도 20년이 지났다. 40대에 낭만을 노래했던 그는 이제 세월을 이야기한다. 최백호는 이번 앨범 타이틀 '바다 끝'에 관해, "사랑, 이별, 외로움…인간으로서 모든 걸 바다 끝에 내려놓겠다는 의미를 담은 노래"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런 의미에서 '불혹'이라는 이번 앨범 제목과도 잘 어울리는 곡"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은 최백호가 가수 데뷔하던 해 태어난 뮤지션 에코브릿지(39·이종명)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모두 12곡을 담았다. '바다 끝' '하루 종일' 등 신곡은 물론,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낭만에 대하여'와 같은 그의 히트곡, '?경'(주현미) '지나간다'(조현아)처럼 동료 가수들과 협업한 곡 등 다양한 노래들이 앨범을 채웠다.

최백호는 이번 앨범을 "나이 든 남자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연애 감정 같은 건 이제 제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요. '하루 종일'은 아주 열정적으로 살았던 제 지인이 어느날 요양원에 간다는 말을 했을 때, 그 감정을 담은 곡입니다. 그렇게 저도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 것 같아요."

 

 

 

많은 이들이 가수로서 최백호의 가장 큰 매력으로 목소리를 꼽는다. 어떤 가수도 흉내낼 수 없는 그 만의 톤(tone)은 설명하기 힘든 우수와 비애를 안겨준다.

이번 앨범 첫 번째 곡은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다. 첫 가사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낙엽 지면 서러움이 더해요"가 원곡과 달리 무반주로 깔리며 가슴을 친다. 최백호는 "세상을 떠난 어머님을 그리워하며 만든 노래였는데, 이젠 이 노래의 대상이 내가 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나도 떠날 시기가 점점 가까이 오고 있다"며 "그래서 내가 무언가 더 절실하게 느낀다. 그 마음을 대사 형식을 빌려 이 곡에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최백호는 이번 앨범과 함께 40주년 기념 콘서트도 함께 연다. 그의 서울 공연은 이미 매진된 상황이다. 여느 가수라면 은퇴를 생각할 나이에 그는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최백호는 "지금부터 또 인기가 떨어질 것"이라며 웃었다. 그리고 자신을 "앨범 20장 냈는데, 반응이 있던 앨범은 5장밖에 되지 않는 가수"라고 표현했다.

"전 좋은 길만 달려오지 않았어요. 술집에서 노래하기도 했어요. 가수에게는 매우 치욕적인 시간이었습니다. 당연히 좌절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별로 두렵지 않아요. 그냥 이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하는 거죠."

 

 

 

그는 "내가 노래하는 사람이라는 의식을 계속 가져야죠. 계속 한쪽으로 걸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