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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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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역사적인 첫 남북대결, 한국이 웃었다

강릉에서 벌어진 역사적인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대결의 승자는 한국이었다.

한국은 6일 오후 9시 강원 강릉시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2그룹 A(4부리그) 4차전에서 북한을 3-0으로 제압했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가 국내에서 맞붙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결 역시 경직된 남북 관계로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북한이 예상을 깨며 참가를 선언하고 한국 정부가 이를 승인하면서 어렵게 이뤄졌다.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어느 때보다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무료 예매 티켓 6000장은 일찌감치 동났다. 경기장 근처에는 1000장의 현장 티켓을 구하기 위한 팬들로 가득찼다. 국내는 물론 외신 기자들도 80명 가까이 몰렸다.

어느 한 쪽의 편이 아닌 '코리아 이겨라',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는 목소리 속에 입장한 두 팀 선수들은 초반부터 치열한 몸싸움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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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예상대로 한국의 흐름으로 진행됐다. 공세를 펼치던 한국은 1피리어드 8분13초 만에 박예은(21)의 골로 리드를 잡았다. 박예은은 감각적인 스냅샷으로 북한의 방어를 뚫었다.

1피리어드 11분27초에는 조수지(23)의 추가골까지 터지면서 한국은 1피리어드를 2-0으로 앞선 채 마쳤다.

2피리어드에서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귀화 절차를 밟고 있는 미국 출신 랜디 그리핀(29)이 수비수 사이를 헤집고 슛을 날리자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터졌다.

골리 한도희(23)는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미국프로여자아이스하키리그(NWHL)에서 뛰고 있는 주전 골리 신소정(27)이 무릎 부상으로 빠지면서 기회를 잡은 한도희는 2피리어드 막판 북한의 공세를 온 몸으로 차단했다.

이에 힘을 얻은 한국은 2피리어드 막판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박종아(21)의 패스를 받은 이은지(16)가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associate_pic한국은 3피어리드를 무실점으로 막고 세 골차 승리를 지켰다.

불과 3년 전까지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북한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몇 차례 국제대회에서 맞붙을 때마다 번번이 북한이 승리를 가져갔다.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처음 만나 0-10으로 패했고, 2007년 창춘 대회에서는 0-5로 패했다.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은 한국을 6-1로 따돌렸다. 2014년 아시안챌린지컵에서도 승리는 북한의 차지였다. 한국은 1-7로 졌다.

하지만 과감한 투자로 전력을 살찌운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1로 첫 승을 거두더니 이날도 일방적인 공세 끝에 승리를 낚았다. 역대 전적은 2승4패가 됐다.

대회 시작 후 파죽의 4연승을 달린 한국은 하루를 쉰 뒤 8일 오후 4시30분 네덜란드와 최종전을 갖는다. 한국이 마찬가지로 4승 무패를 기록 중인 네덜란드를 꺾을 경우 우승팀 자격으로 3부리그 승격이 확정된다.

북한은 1승3패를 기록, 4부리그 잔류에 적신호가 켜졌다. 슬로베니아(8일 낮 12시)와의 최종전에서 패한다면 5부리그로 강등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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