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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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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안죽었다…음반 마켓 '제7회 서울레코드페어' 6월 개막

지난 10년간 급격하게 커진 바이닐(Vinyl) 시장은 만성적 햐향세에 접어들었던 세계 음반시장에 반전의 기회가 됐다. 

특히 세계 양대 팝시장인 미국·영국 두 나라는 90년대초의 바이닐 판매량을 넘어 새로운 기록을 갱신하는 중이다. 과거에 대한 향수, 소장욕을 자극하는 개성, 생각보다 좋은 음질 등이 이유다. 

영국에서는 새로 생산된 바이닐 판매가 2016년 전년도보다 53% 증가한 320만장을, 미국에서는 새로 생산된 바이닐 판매가 전년도보다 11% 증가한 1300만장을 기록했다.

흔히 '엘피'(LP)'로 통하는 바이닐은 LP와 7인치 싱글 등 턴테이블에서 재생되는 모든 종류의 레코드를 일컫는 단어다. 

물론, LP 시장이 커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대다수의 사람들은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는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그렇다. 

하지만 한국 대중음악시장에서도 LP의 매력을 알리는 자리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LP를 파는 이태원의 현대카드 바이닐 & 플라스틱에도 젊은층의 방문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오는 6월 17~18일 서울혁신파크에서 펼쳐지는 '제7회 서울레코드페어'는 LP로 소통하는 대표적인 축제다. 

서울레코드페어 조직위원회와 주최하고 라운드앤라운드 협동조합이 주관하는 이 페어는 '아날로그의 향수'나 '추억'같은 단어와는 선을 긋고 2011년 출발했다. 지금까지 약 3만5000명의 음악팬들이 찾았다. 

바이닐, CD, 카세트 등을 판매하고 홍보하는 '음반 마켓'이자 동시에 새로 등장한 음악과 음악가를 만나볼 수 있는 '음악 마켓'이며, 공연과 사인회 등이 열리는 음악 축제다. 

매번 페어를 통해 공개하는 LP가 특히 눈길을 끈다. 지난해 '원더걸스'가 신곡 '아름다운 그대에게'를 디지털로 공개하기 이전에 7인치 싱글 레코드에 담아 이 페어를 통해 공개한 500장의 싱글은 90분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이번에는 두번째 달, 선결, 신해경, 언니네이발관, 이랑 등의 최근 화제작들과 90년대 이후 국내 대중음악의 중요한 작품들을 LP로 제작한 '서울레코드페어 한정반', 9와 숫자들, 박재범x기린, 성진환(스윗소로우), 임인건, 코가손 등의 '서울레코드페어 최초공개반'이 준비된다. 

전국음반소매상연합회는 앞서 오는 6월 3~4일 역시 혁신파크 미래청에서 '바이닐 페스티벌'을 연다. 클래식, 록, 재즈, 가요 등을 전문적으로 다뤄온 20여개의 독립음반점이 참여한다. '제작사가 음반을 소매로, 독점으로 직판하지 않고, 소매상을 통해 공급하는 페어가 되어야 한다'를 표방한다. 

LP 관련 이슈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내달 1일 서울 성동구에 문을 여는 '마장뮤직 앤 픽처스'다. 약 20년 만에 서울에 생기는 LP 공장으로 국내에서 유일한 LP공장이기도 하다. 

국내 레코드공장은 2004년 11월 서라벌레코드 공장이 문을 닫은 이후로 전무한 상태로 있다가, 2011년 경기 김포에 '엘피팩토리'라는 이름의 공장이 다시 문을 열면서 기대를 모았다. 

2013년 소개된 서울레코드페어 최초의 한정반들도 바로 이 공장에서 제작이 됐다. 하지만 품질 문제로 대다수가 리콜되면서 결국 신뢰를 얻지 못했고 2014년 문을 닫았다. 

마장뮤직 앤 픽처스는 숙련된 엔지니어들의 기술력과 새롭게 제작된 프레싱 기계 등을 통해 품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계획이다. 

레코드 제작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최대 4-5개월이 소요되는 제작기간이었다. 그간 국내에서는 체코와 미국 등지로 LP 제작을 의뢰할 수밖에 없었던 터라 불편함이 컸다. 마장뮤직 앤 픽처스 설립으로 LP 제작과 유통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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