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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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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순 지급?···'창작준비금 지원' 모집에 서버 다운

예술인 지원 기관인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한 창작준비금 지원자 모집 과정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처했다. 서버가 다운됐음에도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18일 예술계와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등에 따르면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지난 15일 오전 10시부터 예술인 경력정보시스템 홈페이지를 통해 '2017년 창작준비금 지원 사업 3차' 지원자를 모집했다. 

올해 지원의 마지막인 이번 최종 3차에서 693명의 예술가에게 창작준비금을 지원할 예정이었는데 1000여명의 접속자가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됐다. 자격 조건이 되는 예술인들 중에서 선착순으로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지하면서 정시에 수많은 지원자가 몰린 까닭이다. 

격년으로 지급되는 '창작준비금 사업'은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예술인들이 생활고 등 외적인 이유로 창작활동을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지원하는 제도다. 사업 한번당 집행 예산은 총 120억원으로 4000명을 대상으로 300만원씩 지급된다. 이번 사업은 총 3차례로 나눠졌다. 

선착순으로 지원자를 선정한 이번 결정에 대해 일부 문화예술계는 반발하고 나섰다. 예술인소셜유니온 '줄 세우는 것은 지원도, 복지도 될 수 없다'라는 제목으로 성명을 내기도 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18일 홈페이지에 "창작준비금 3차 접수 관련, 홈페이지 서버 다운으로 인해 예술인 여러분들께 크나큰 좌절과 실망을 안겨드렸습니다"라고 글을 남겨 사과했다. 

"서버 단독 분리 운영 및 기존의 2배이상으로 증설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1000여 명 이상이 접속하다 보니 시스템 과부하로 다운에 이르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이번 사태에 대해 저희 재단 직원 모두 통절하게 반성하고 아울러 이번 일을 계기로 내년 창작준비금 신청 때에는 시스템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지원 제도 등을 개선해 두 번 다시 동일한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계배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대표는 "이번 사업을 급작스럽게 공지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8월7일에 사전 공고를 했고 같은 달 말에 9월 중순에 접수를 받는다고 다시 한번 공지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에 먼저 지원한 693명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고 이분들을 포함한 1000여명 중 지급받지 못한 분들은 다음 사업에서 먼저 받을 수 있도록 문화체육광부, 기획재정부와 논의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는 예산 부족이다. 매년이 아닌 격년제로 사업을 벌이는 이유 역시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나눠 지원을 하는 건 1년 동안 예술증명을 해야 하는 기간이 예술가마다 상이하기 때문이라는 점도 있다. 

공연계의 한 창작가는 "창작 지원금을 선착순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 탐탁지는 않지만 예산이 부족해서 취한 조치라는 건 이해한다"면서 "수많은 예술가들이 지원금을 받기 위해 몰려든다는 건 그만큼 예술계가 어렵다는 방증이다. 더 많은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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