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 53.9% 수준이다.
이는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 1991년의 자립도인 69%에 비해 무려 15% 이상 하락한 수치이며, 그만큼 지방재정의 여건이 악화일로에 있다는 반증이다.
지방세와 국세의 비율이 2대 8인 점도 중앙정부의 지원만을 애타게 바라는 지방재정 자립도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와중에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방소득세와 지방소비세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힘든 지자체 재정에 해갈을 알리는 신호탄이라 더욱 반갑다.
우리나라의 지방세제는 소득과세와 소비과세의 비중이 매우 낮고 재산과세, 그중 거래세의 비중이 매우 높게 책정돼 있다.
하지만 현행 재산과세 위주의 과세는 경기변동 및 소득변화에 대해 탄력성이 떨어진다. 이는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거래세 감소로 당장 지자체들의 세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따라서 지방 경제활성화 및 지역개발을 통해 발생하는 세수의 일정부분이 지방에 귀속되는 지방소득세와 소비지출의 증가에 비례해 세수가 증가하는 지방소비세의 도입은 더욱 절실하다.
앞서 지방자치제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덴마크와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을 살펴보면 지방세 중 소득과세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15.1%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지방소득세와 소비세의 도입이 모든 지자체들의 세수부족 해갈의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자체의 절반 이상이 지역세수로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할 정도의 적자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지방소득세와 소비세의 도입만을 대안으로 내놓는다면, 결국 지자체간의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27일 부산대 최병호 교수는 "지방에 소비세 및 소득세의 세율결정권을 부여할 경우 지역간 조세경쟁이 우려되는 만큼 지방에 세율결정권을 주지 않는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비유하자면 세원격차의 해소가 없는 지방소비·소득세의 도입은 약을 먹이고 오랫동안 치유해야 할 환자와 잠깐의 휴식이 필요한 환자에게 똑같은 방법으로 치료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행안부와 관련부처들은 무엇보다도 열악한 지자체의 세원격차에 대한 해결방안부터 모색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쪼록 부족한 재정으로 힘들어하는 지방자체단체에도 밝은 봄날이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