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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0. (토)

[연재3]국세청, ‘역외탈세 추적’…어떻게 집행되나

서류상 회사 활용, 해외 은닉자금을 자녀에게 우회적으로 증여한 사례

세수기반을 잠식하고 국부의 불법유출 문제를 야기하는 역외탈세는 주로 대재산가, 거래 설계자 등 폐쇄적인 연결고리에 의해 은밀하고 교묘히 실행되는 속성을 가지며 탈세를 입증하는데 필요한 정보가 주로 은닉재산 소재 국가나 소득이 발생하는 외국에 있기 때문에 추적 및 증거 확보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

 

국세청은 역외탈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담조직 운영, 정보역량 강화, 제도 인프라 구축 등은 물론, 주요 과세당국 간 역외탈세 대응경험 공유 및 정보교환 등으로 그물 밖 역외탈세 단서정보를 확보하거나 근거과세를 위한 증빙 확보에 역점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역외탈세는 반드시 처벌된다는 사실과 해외 소득이나 재산을 정직하고 성실하게 신고하는 것이 최선임이 인식되도록 모든 조사역량을 집중해 엄정한 세무조사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다음은 해외에 소득이나 재산을 은닉한 역외 탈세 행위에 대한 조사사례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  실체 불분명, 사주 2세가 주주인 홍콩 법인에 고액 외화 송금 ‘稅 탈루’ 

 

국세청은 의류 제조업을 영위하는 국내 A법인의 해외송금이 몇 개의 특정업체에만 집중된 점을 수상히 여겨 송금액이 큰 기업을 위주로 자료 수집한 결과, 거래처 홍콩 B법인의 과거 주주가 A법인 사주의 딸과 아들로 추정되는 단서가 발견됐고, 이에 홍콩 B법인에 대한 추가 정보를 수집하기로 했다.

 

정보수집 결과, 뜻밖에도 홍콩 B법인의 주주가 사주의 자녀에서 A법인의 과거 직원으로 근무했던 노 모씨를 거쳐 조세회피처 BVI 소재 C법인으로 바뀐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또한 B법인의 등기부등본 주소와 법인설립 대행회사의 주소가 동일해 현지 출장 후 B법인의 소재지를 탐문 확인한 바, 법인 실체가 없는 서류상 회사로 확인됐다.

 

결국, 국세청은 국내 A법인이 국내 생산기지가 없이 해외에서만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점과, 실체가 불분명한 홍콩 B법인에 고액 외화를 송금하는 점 등을 바탕으로 치밀한 사전분석을 거쳐 조사에 착수하게 됐다.

 

조사결과, 홍콩 B법인은 사주 2세가 최종 주주로 돼있는 서류상 회사이며, 방글라데시·중국·베트남 등에 다수의 공장을 지배하고 있었고, 사주가 해외 공장 설립시 출자한 자금은 사주의 해외 은닉된 자금으로 납입했으나 홍콩 B법인 명의로 취득한 것으로 위장 자녀에게 무상으로 富를 증여한 사실을 발견하고 증여세 ○○억원을 과세하게 된다.

 

아울러 서류상 회사인 홍콩 B법인의 해외 발생소득을 B법인의 사업소득인 것처럼 위장해 국내 미신고한 소득에 대해 실지 귀속자인 자녀에게 소득세 ○○억원을 과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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