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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8개월째 1.25% 동결

美금리·가계빚 부담

한국은행이 23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25%로 동결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지난 6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인하한 뒤 8개월 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갔다.

한은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묶어둔 것은 트럼프노믹스,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회귀, 탄핵 정국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국내외 경제동향'에서 "앞으로 국내 경기는 2%대 중반의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나 성장경로상의 불확실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글로벌 경기 회복의 지속 가능성, 미국 신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도, 국내 경제 주체의 경제심리 향방 등이 불확실성 요인으로 잠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기 부진은 금리 인하 압력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물가 상승세는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어 통화정책 변경에 부담이 큰 상황이다.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도 통화정책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금통위 내부에서 실물경기를 보완화기 위해 통화정책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과 금융 안정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1분기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점은 금리 인하 압력으로 작용한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이날 내수 진작 대책을 발표하면서 "최근 소비가 꺼지는 것을 보면 (1분기 성장 전망을)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1분기 성장률은 0% 중반 정도로 봤다"고 밝혔다.

정부가 내수 진작 정책을 내놓을 만큼 경기가 예상보다 부진한 상황에서 통화정책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점은 '신중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날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다소 '매파적' 스탠스로 해석되고 있다. 연준은 "물가 상승 압력을 제한하기 위해 대부분 시장 참가자들이 현재 예상하고 있는 것보다 금리를 훨씬 빨리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1300조원을 넘어 끊임없이 몸집을 불리는 가계부채도 금리 인하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4분기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가계신용은 1344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7조7000억원(3.7%) 증가했다. 2015년 말(1203조1000억원)와 비교하면 1년 만에 141조2000억원(11.7%) 늘어난 규모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한은이 적어도 올해까지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고 미국과 통화 정책 스탠스가 차별화되면 부담이 된다는 측면에서 금리 정책을 움직일 만한 동인은 많지 않다"며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도 쉽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당분간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에서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해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과 그 영향,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추이, 가계부채 증가세 등을 면말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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