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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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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위, 대리점· 골목상권 문제에 행정력 총동원"

"제가 한 번도 안 해 본 말인데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재벌 개혁을 주도할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된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첫 기자 간담회를 마치면서 한 말이다. 

'삼성 저격수', '재벌개혁 전도사'로 불리며 20년 넘게 재벌개혁 운동에 앞장선 이력답게 이날 '재벌 개혁'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20년 동안 공정위 밖에서 시민단체 활동을 하며 생각한 것이 많지만 그것들을 그대로 다 할 수는 없다"며 "앞으로 공정위에 계신 분들과 함께 고민하고 논의해서 결정되는 바를 신중하고도 지속 가능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김 내정자는 재벌 개혁의 선명성 경쟁에 치중한 나머지 정치적 논란만 가중시키는 것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수 차례 드러냈다. 

실제 이날 기존 순환출자 금지가 문재인 대통령 주요 공약에 빠진 것에 대해 "이제 순환출자가 재벌 경영권 승계에 역할을 하는 그룹은 현대차 뿐"이라며 "이 문제를 대통령 핵심공약에 포함될 만큼 시급하고 중요한 공약은 아니라는 인식이 있다"고 했다.

전속 고발권 폐지에 대해서도 "분명한 것은 현행대로 가지는 않고 더 확대하는 방향으로 하겠다"면서도 "민사 규율과 행정 규율 등 다른 규율 수단과 조율해 풀겠다"고 했다. 

재벌 개혁과 관련해 '우클릭'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개혁에 대한 의지는 조금도 후퇴하지 않았다. 다만 2008년 이후 세계경제와 한국경제가 변했다. 변화한 환경에 맞게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개혁 방법을 찾으려는 것이다"라고 했다.

가장 중요한 일은 보수정권에서 침체된 공정위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공정위는 삼성물산 주식 매각 과정에서 특혜 정황 의혹이 일면서 부처로 독립된 지 36년 만에 전·현직 고위직들이 모두 특검에 불려나갔다. 

공정위 관계자는 "직원들은 공정위가 다른 행정부처와 달리 독립된 조사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자부심이 컸다"며 "1심 재판기능을 가진 준사법기관이 외풍에 흔들리는 것을 보고 침체된 분위기"라고 했다. 

이를 의식한 듯 김 내정자는 "공정위는 시장경제의 파수꾼이라는 의식은 공정위 직원 누구나 가지고 있다"며 "그런 조직의 존립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세월을 공정위 직원들이 오래 거쳐 왔다"고 했다. 

이어 "지난 보수정부 동안 공정위 직원들이 많이 침체됐던 것 같다. 공정위의 형식적 권한 강화는 물론 공정위가 가진 조직적 역량, 맨 파워를 되살려야 한다"고 했다.

김 내정자는 재벌 개혁 이외에도 소비자 정책 등 공정위의 업무에 대해서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정책과 가맹 분야는) 공식 취임한다면 초반부에 가장 집중하고 싶은 것"이라며 "대리점, 가맹점, 골목상권 등 수많은 자영업자와 서민의 삶의 문제가 되는 요소들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합리적으로 효과가 있는 정책에 공정위의 행정력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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