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4.03.26. (화)

기타

검사장 인사 '파격'은 없었다···법무부 '탈검찰화'는 가시화

문재인 대통령이 첫 고위간부 인사를 통해 검찰 수뇌부를 대거 교체했다. 파격적인 인적쇄신보다는 공석을 채우는 수준에서 검사장 승진을 최소화 하는 등 다소 안정적인 인사 기조를 보였다는 평가다. 다만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법무부 탈검찰화라는 메세지는 분명히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부는 8월1일자로 조은석(52·사법연수원 19기)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서울고검장으로 임명하는 등 고검장·검사장급 36명에 대한  승진 및 전보 인사를 단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인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실시한 새 정부 첫 검찰 고위급 인사다. 

 ◇세월호 해경 수사 조은석, 서울고검장 '부활'

 우선 조은석 신임 서울고검장 임명은 과거 정권에서 불이익을 받았던 검사를 중용하는 새정부 기조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고검장은 대검 형사부장으로 재직하면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경찰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놓고 법무부와 이견을 보인바 있다. 조 고검장은 당시 수사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을 반대하는 법무부로부터 상당한 외압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조 고검장은 동기가 있었던 청주지검장으로 발령이 나고, 이후 다시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전보되는 등 일선 수사에서 배제됐다. 결국 조 고검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검찰 최고위 수뇌부에 이름을 올리면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또 이번 인사의 특징은 검찰 최고 수뇌부이자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인 고검장급에 사법연수원 20기가 진입한 것을 들 수 있다. 당초 검찰 안팎에서는 6명뿐인 사법연수원 19기 검사장 중 상당수가 고검장급으로 승진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있었지만 실제 인사에서는 2명만 승진했다. 

 대신 이 자리에는 20기가 발탁됐다. 부산고검장에 박정식((56·20기)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광주고검장에 김호철(50·20기) 법무부 법무실장이 각각 임명됐고, 법무연수원장에는 김오수(54·20기) 서울북부지검 검사장이 자리 잡았다. 

 문무일 검찰총장과 손발을 맞춰 검찰개혁을 추진할 인사들도 눈에 띈다.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에는 차경환(48·22기) 서울고검 차장검사가 발탁됐다. 차 기획조정부장은 우수한 정책판단능력, 순발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문 총장의 최측근 자리에서 검찰개혁을 설계, 보좌할 것으로 보인다.  

 새정부와 검찰의 사정(司正)을 책임지는 반부패부장에는 김우현(50·22기))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 임명됐다. 김 반부패부장은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강한 추진력과 뚝심을 보유해 새 정부의 강력한 '반부패' 관련 사정의지를 실현할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새 검사장 12명, '무난한 승진'···법무부, 탈검찰화

associate_pic
  관심을 모았던 검사장 승진은 예상보다 폭이 줄었다. 당초 검찰 안팎에서는 공석인 14자리 이상에 대해 검사장 승진이 가능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왔지만, '법무부 탈검찰화'와 맞물려 12명 승진에 그쳤다.  

 기존에 검사들이 맡아오던 법무실장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 이번 인사에서 검사를 보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는 이후 인사에서 민간전문가나 일반공무원이 임명될 것으로 보여 법무부 탈검찰화 작업이 가시화됐다. 

 또 당초 24기 일부까지 검사장 승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이뤄지지 않았다. 급속도로 검찰 수뇌부가 아래 기수로 내려가 물갈이 되는 것보다 조직의 안정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검사장 승진자 중에 가장 눈에 띄는 인물들은 서울중앙지검 이동열(51·22기) 3차장, 이정회(51·23기) 2차장이다. 이들은 나란히 검사장 승진에 성공해 서울중앙지검 차장은 '승진코스'라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이동열 3차장은 통상 검사장 승진자 초임지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옮겼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동기인 이정회 2차장은 대검 과학수사부장을 맡게 됐다. 특히 과학수사부의 경우 문 총장이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라, 이 차장의 활약에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서초동 변호사는 "이번 인사를 보면 윤석열 지검장 임명 때처럼 놀랄만한 파격이 보이진 않는다"며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안정을 추구했다는 느낌이지만 정권의 기조는 분명히 반영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