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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18. (목)

경제/기업

식품기업들, '베트남 시장 잡아라' 진출 가속도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중국의 무역보복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식품기업들이 베트남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구수 1억명의 베트남은 최근 소득 수준이 늘며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포스트 차이나'로 떠오르고 있다. 베트남 국민들이 한류 등의 영향으로 한국 문화와 상품에 굉장히 우호적이어서 진입장벽이 낮은 것도 장점이다. 

전체 인구의 60%가 35세 이하 젊은층이라는 것도 시장의 매력을 끌어올린다. 젊은층이 많으면 향후 구매력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롯데푸드 파스퇴르는 9일 '무항생제 위드맘' 분유의 베트남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롯데푸드는 파스퇴르의 주력 분유 브랜드 '위드맘'으로 베트남의 프리미엄 분유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예상 수출액은 2020년까지 약 2000만 달러다.
 
베트남에 수출되는 무항생제 위드맘은 한국 판매 동일 제품으로, 무항생제 인증 목장 원유만을 사용하고 있는 프리미엄 제품이다. 가격 역시 한국과 같은 수준으로, 베트남에서는 최고가에 해당한다.

무항생제 위드맘의 수입·판매는 베트남의 분유 수입·판매 전문업체인 P.L사가 담당한다. P.L사는 올해 베트남 주요 유아전문점 210곳에 무항생제 위드맘을 공급하고, 2020년까지 베트남 빅3 유아전문점인 비보마트, 키즈플라자, 튜티케어 등 1000개 점포에 입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유아전문점뿐만 아니라 베트남 주요 5개 도시의 대형 할인점(롯데마트, 빅C, 빈마트), 슈퍼(FIVI마트, 빈슈퍼 등)에도 내년부터 무항생제 위드맘이 공급된다. 

롯데푸드 측은 "베트남은 한국과는 달리 유아전문점을 통한 분유 판매가 전체의 25%를 차지한다"며 "그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유아전문점을 우선 공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베트남의 인구수는 약 1억명에 달하며 연간 신생아 출생 수는 한국의 2.5배인 100만명 정도"라며 "소득 수준 증가와 더불어 고급 분유에 대한 수요가 늘고, 한류가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아 고품질 한국 분유인 무항생제 위드맘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식품업계의 맏형격인 CJ제일제당 역시 지난해와 올해 킴앤킴, 까우제, 민닷푸드 등 베트남 현지 식품업체 3곳을 700억원에 인수하고, 베트남 식품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호치민에 위치한 히엡푹 공단 내 6만6116㎡(2만평)의 식품 통합생산기지도 짓고 있다. 내년 7월 완공된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브랜드를 앞세워 2020년 베트남 매출 7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에 미래 성장을 이끌어갈 'K-푸드' 전진기지를 구축해 현지 식품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동남아 시장에 한국 식문화를 전파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기존에 인수한 3개 회사의 기존 사업을 통합,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CJ프레시웨이 역시 베트남 호치민 북부 빈증성 인근 약 1만㎡ 규모 부지에 베트남 물류센터를 착공했다. 이를 통해 베트남 현지 내수 유통과 단체급식 시장 확장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다. CJ프레시웨이는 이를 통해 베트남 매출을 지난해 490억원에서 올해 700억원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CJ프레시웨이는 2012년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베트남 단체급식 시장에 진출했으며 현재 10곳을 위탁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최대 외식기업인 '골든게이트'와 계약을 맺고 연간 100억원 규모의 수입육을 유통하고 있다. 

농심의 베트남 매출은 2015년 전년대비 10.2%, 2016년 28% 늘면서 매년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오리온 역시 '초코파이'를 앞세워 베트남 파이류 제과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점유율이 60%에 달한다. 오리온 베트남 매출은 최근 3년간 25% 늘었다. 농심은 신라면의 베트남 매출이 매년 두자릿수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로 중국무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식품업계가 새로운 돌파구로 베트남 등 동남아시장에 몰려가고 있다"며 "현지 반응도 긍정적이고, 중국 우회 수출도 가능해 베트남 진출이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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