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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병 회수 어렵고 지입차도 늘 것 같은데, 도대체 왜 개정?"
물류업체 주류운반 허용에 도매업계 반발…국세청 "규제 풀어 비용 절감"

"변칙 지입이 늘어나는 환경이 될 것이다" "새 유통정책에 30%만 참여해도 약 5천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물류비 절감이 아니라 오히려 물류비 부담이 커질 소지가 많다".

주세사무처리규정 개정안을 놓고 주류 도매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 8일 국세청은 물류업체를 통한 주류운반도 가능하다는 내용의 주세사무처리규정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디지털세정신문 11월8일 보도>.

주류 제조․도매업자가 물류업체를 통해 주류운반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것이 골자인데, 물류업체를 이용한 주류 배송시 여러 업체의 주류를 공동운반 할 수 있으며 주류와 일반상품을 함께 운반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규정 개정안이 발표되자 종합주류도매업계를 중심으로 체인협동조합, 수입주류도매업계 등에서는 "이해당사자 중 가장 큰 축인 도매업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30여년간 유지해 온 규정을 유예기간도 두지 않고 개정하려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도매업계 "물류비 절감이 아니라 부담 더 커질 것"-"공병 회수 걸림돌"
개정안 취지가 물류비 절감인데 도매업계에서는 그 반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배송을 맡는 물류업체가 주도권을 도매사업자에게 비정상적으로 행사하면 운반비가 늘어 결국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배송이 많은 물류업체의 경우 면허권 요구나 도매면허권자를 바지사장(?)으로 두려는 부작용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도매업계에서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주류유통업계의 가장 큰 병폐인 지입차에 대한 통제 기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한 도매사업자는 "현재도 지입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물류업체 배송이 확대되면 도매사업자의 배송차량과 물류업체의 배송차량이 한데 얽히고설켜 중간상과 무자료상, 지입차가 늘어나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세청의 새로운 주류유통 정책이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잃게 만들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재 종합주류도매업계 종사자 2만여명 가운데 약 80%인 1만6천여명이 배송분야 직원들인데, 물류업체 배송을 30%만 이용해도 약 5천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도매협회 한 관계자는 주장했다.

게다가 환경부 시행규칙에 따라 도매사업자들은 공병(빈용기)을 반드시 회수해야 하는데, "물류업체에 배송과 공병회수를 모두 맡길 경우 물류비용이 더 증가하게 되고, 물류업체에 배송만 맡길 경우 공병회수는 도매사업자가 따로 진행해야 하는 이중부담이 발생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물류업체 배송은 결국 대형도매사업자들이 다른 지역의 거래처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면 결국 소형도매사업자들은 설 땅을 잃고 도산으로 이어져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문제제기도 나오고 있다. 

한 수입주류도매사업자는 "물류업체 배송이 허용되면 대형 도매사업자들의 지방 시장 침탈이 거세질 것"이라며 "대형 도매사업자 중심으로 가격 파괴 현상이 발생하고 결국 소형 도매상은 도산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위기다"고 업계 여론을 전했다.

특히 도매업계는 물류업체 배송 허용 정책은 유통판매망의 전국화를 의미하고 이는 결국 면허제 및 T/O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 관계자는 "제조에서 도매단계는 단순한 배달 영역이지만, 도매에서 소매단계는 배송 뿐만 아니라 수금, 영업, 공병회수 등 다양한 부가적인 업무가 내포돼 있다"면서 "도매업계의 반대 의견 표명에도 불구하고 개정하려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규정 개정의 취지를 물류비용에 맞출게 아니라 국민건강과 유통질서 정상화에 맞춰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국세청 "공동배송하면 물류비 절감"-"운송수단 확대해 준 것"
국세청의 규정 개정 취지는 명확하다. 주류 운반과 관련한 규제를 풀어 물류 효율성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물류업체를 이용해 배송하면 여러 업체의 주류를 공동으로 운반할 수 있고 주류와 다른 상품을 함께 배송할 수도 있어 결국 비용이 절감될 것이라는 얘기다.  

또한 국세청은 개정안의 이해당사자인 물류업체, 제조회사, 도매회사 등의 의견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이번 개정안이 강제규정이 아니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

주류 유통(배송) 수단에 대한 선택의 범위를 더 넓혀주는 것이라는 얘기다.
 
나아가 와인 및 다품종 소량 주류의 배송, 산간 오지 지역 배송, 소규모 도매사업자의 경우 물류업체를 통한 배송이 필요하다며 규정 개정 당위성을 설명했다.

또한 영세한 도매업체의 경우 자기 차량을 소유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주류운송이 3D 업종으로 분류돼 인력난을 겪고 있다는 점도 국세청이 규정 개정을 추진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여러 업체의 주류를 공동배송하고 주류 외 다른 상품과 함께 배송할 수 있게 되면 자연스럽게 물류비가 절감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도매업계가 우려하는 지입과 관련해서는 업계의 자정 노력과 함께 국세청에서도 더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지입차가 완전히 사라지기는 어렵겠지만 국세청은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허용하지 않는다"면서 "RFID와 전자세금계산서 등 인프라를 통해 지입에 대해서는 더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상민 기자   osm1158@hanmail.net

입력 : 2017-11-15 08:5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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